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SKY캐슬 신드롬을 통한 소망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9 16:54

수정 2019.01.29 16:54

[특별기고] SKY캐슬 신드롬을 통한 소망

종영을 앞둔 드라마 'SKY캐슬'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KY캐슬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비지상파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 경신, 매회 방송과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최상단 등극, 대본 유출 논란과 이에 대한 제작진의 법적 책임 경고, 등장인물들의 성대모사와 각종 패러디를 담은 유튜브의 높은 조회수,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하소연, SKY캐슬 신드롬이란 주제로 사회를 분석하는 많은 기사들….

혹자는 "SKY캐슬 신드롬은 도무지 바뀌지 않는 현실 앞에서 분노하고 절망할 수밖에 없는 대중들에게 잠시 동안의 판타지를 준 데서 비롯한다"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남녀노소, 직업,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교육'이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어김없이 '불수능이니, 물수능'이라는 분석 기사가 나온다. 수능생과 그 학부모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수능시험에 들썩일 정도다.
학원에서 개최하는 대학입시 관련 설명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명문대 입학과 졸업이 자녀의 운명뿐만 아니라 그 부모와 가정의 행복까지도 절대적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만약 아버지가 명문대 출신의 전문직인데 그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지 못하면 어머니가 자녀의 입시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만약 대학교 부정입학이나 고등학교 시험 비리 관련 뉴스가 나오면 포털사이트는 더욱 뜨거워진다. 가까운 예로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원동력인 촛불혁명의 계기가 된 사건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작년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때는 기소와 퇴학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포털사이트는 계속 시끄러웠다.

SKY캐슬에서 나오는 입시 코디네이터와 고액의 과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취업난으로 명문대 졸업생들의 취업도 쉽지 않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도 많지만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과 공기업을 선호한다.

회사에 입사하더라도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으로 50세 전후에 퇴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퇴사 후 치킨집을 비롯해 자영업을 시작하지만 몇년 이내에 빚만 떠안고 폐업하는 경우가 많고, 자영업 폐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래서 청년뿐만 아니라 40세의 직장인들조차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되고자 노량진 학원가에 몰린다.

그럼 SKY캐슬처럼 명문대를 졸업해 의사와 같은 전문직이 되면 피라미드의 맨 위에서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빚더미에 올라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직업별 순위를 보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5위 이내에 들기도 한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전 세계 156개국을 상대로 국민 행복도를 조사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핀란드가 1위이며 한국은 57번째로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핀란드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어떠한 '등수'도 받아본 적이 없고,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수업구조에서 남들과 협력해 자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공부를 한다고 한다.

작가는 "SKY캐슬 드라마로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드라마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SKY캐슬 신드롬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경쟁보다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사회로 변화되기"를 소망한다.

조준현 원광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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