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요구는 외면한채 정상회담 제안...독배 든 트럼프?

President Donald Trump, left, holds a meeting with Chinese Vice Premier Liu He, right,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hursday, Jan. 31, 2019. (AP Photo/Susan Wa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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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마감시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감시한으로 정해 놓은 3월 1일(이하 현지시간)까지는 큰 윤곽에 합의하고, 이후 추가 협상을 통해 세부내용을 확정짓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중국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 걸림돌들을 제거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의 낙관 전망과 달리 앞으로도 갈 길은 멀다는 비관 역시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야구로 치면 이제 5회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감시한 연장·정상회담, 회담 돌파구 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31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류 허 중 부총리가 미 협상팀에 양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서 이 제안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감시한 연장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전날부터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 인근 아이젠하워연방빌딩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류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트럼프 방중을 제안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는 2월 하순 시 주석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정상 회담 뒤 하이난도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중정상회담을 받아들일 뜻이 있음을 시사했고,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내 친구 시 주석과 내가 가까운 미래에 만나 오랫동안 서로 대치해왔고 더 복잡한 사안들에 관해 논의하고 합의할 때까지는 어떤 최종 합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트윗 수시간 뒤 기자들에게 협상 마감시한인 3월 1일까지는 제한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후 협상을 지속해 더 포괄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3월 1일까지는 (합의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때까지 명문화가 가능할까? 모르겠다"고 말해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합의는 그저 그런 것이 되지 않을 것"이면서 "엄청난 합의가 되거나 아니면 그런 합의가 되도록 하기 위해 한동안 그저 늦추는 그런 합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협상이 잘 돼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세 인상을 원하지 않으며 합의로 더 훨씬 더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건 맞다"며 관세압박에 놓인 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상회담, 트럼프에 독 될까
그러나 정상회담은 중국과 얽히고설킨 무역협상 매듭을 단 칼에 잘라버리는 알렉산더의 검이 아니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대중 강경입장으로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는 미 상공회의소의 마이런 브릴리언트 부소장은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보조금 리스트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을 정도라면서 기술 강제 이전에 대해 어떤 가시적인 제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보호주의적 산업정책, 보조금 문제, 기술 강제이전 등 미국의 핵심 요구사안들을 중국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야구로 치자면 이제 9회 가운데 5회에 들어선 상황이라면서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미국에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제품 수입확대와 제조업, 금융시장 추가 개방을 제안했을 뿐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도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이미 개방된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제조업, 농업을 포함해 더 많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도 일부 백악관 참모진들이 제기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시장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을 매우 크게 높이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 될 경우 그 충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고, 이때문에 미국이 궁지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은 3월 2일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게 된다.

특히 회담 장소가 미국이 아닌 중국으로 정해지면 트럼프로서는 협상 결렬에 따른 부담이 더 할 것으로 이들은 우려한다.
그동안 줄곧 '친구'라고 불러온 시 주석에게 관세인상이라는 뺨을 때리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산업정책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로 중국 관리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하고, 양측이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면서 "복잡한 문제들은 일단 남겨 둬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