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매체 "황교안, 소신·철학·경륜 없는 박근혜 돌격대" 맹비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3 11:07

수정 2019.02.03 11:07

리얼미터 여론조사서 차기대권 선호도 1위 차지
黃 전 총리에 대해 심해지는 北매체의 비난수위
北 "黃, 박근혜 가려운 곳 긁어줘 출세한 환관"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한 황교안 전 총리(중앙)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번데기 볶음을 먹고 있다. 최근 황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북한 매체의 비난 공세도 점차 잦아지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한 황교안 전 총리(중앙)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번데기 볶음을 먹고 있다. 최근 황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북한 매체의 비난 공세도 점차 잦아지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자유한국당의 당권에 현재 가장 가깝게 접근한 인물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북한의 비판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박근혜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는 논평을 통해 최근 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황 전 국무총리를 '박근혜의 그림자이자 허수아비'일뿐 소신과 철학, 경륜이 없는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신문은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수감 중에 있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발언한 것, 대구·구미 방문 당시 "이 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나고 자란 곳. 이곳에서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들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한 것을 '박근혜 잔당 환심사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야망을 품고 정치판에 나서려면 소신과 철학이 있어야 하고 제 나름대로 쌓은 인격과 경륜이 어느 정도 있어야하지만 황교안은 허수아비로서 기껏 내들 것은 박근혜가 씌워준 장관, 총리 벙거지와 '대행'이라는 누더기 옷이 전부"라고 황 전 총리를 깎아내렸다.

신문은 "이자(황 전 총리)가 박근혜의 총애를 받은 것은 그 무슨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년의 가려운 잔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환관노릇을 잘 했기 때문"이라면서 "박근혜의 돌격대로 맹활약함으로써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사는 행운을 누려왔다"고 썼다.

신문은 "지금 자유한국당은 황교안이 달고 온 박근혜 딱지로 내가 벌둥지 쑤셔놓은 것처럼 됐고, 인물난을 극복하기 위해 황교안을 '보수를 대표할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당에 받아들였는데 우환단지를 끌어들인 셈이 됐다"고 최근 자유한국당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황교안은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생둥이고 지난 시기 못된 짓만 골라하더니 도처에 적수가 씨글거리는데다가 가장 골칫거리는 박근혜의 공범자인 것으로 해 자유한국당이 '도로박근혜당'으로 회귀, 보수심판의 표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새것이 기다리는 눈부신 미래를 증오하고 과거의 암흑에로밖에 갈 수 없는 보수가 낡은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황교안을 내세운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면서 "보수의 장송곡은 이미 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황 전 총리는 리얼미터가 지난해 29일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누리고 1위에 올랐다. 대선이 아직 많이 남았고, 압도적 1위는 아니지만 황 전 총리의 등장에 우리 정치권은 물론 비판의 강도로 볼 때 북한도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은 북한에 비판적 입장인 자유한국당의 유력 당권 주자를 상대로 항상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을 이어왔다. 최근 황 전 총리가 북한 매체의 빈번한 공격대상으로 떠오르는 것 역시 그의 정치적 입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황 전 총리는 과거 검사시절 '공안통'으로 불렸고,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쓰는 등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당권 주자라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북한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인물일 수밖에 없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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