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취임 한 달' 맞는 노영민·강기정·윤도한…업무 성적표는

뉴스1

입력 2019.02.03 13:01

수정 2019.02.03 13:0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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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노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노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2/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예방 온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2019.1.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예방 온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2019.1.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노영민 스타일' 새로운 긴장감…참모 역할·조직력 강화 강조
강기정 '김경수 정국' 숙제…윤도한, 소통실 재정비 성과내야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 등 신임 청와대 2기 비서진이 오는 8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이들은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며 '2기 청와대' 색깔을 만들어가는 한편 혹독한 청와대 신고식을 치렀다.


◇'노영민이라 가능'…참모 역할·'원팀 청와대' 강조

노 실장은 취임 후 빠르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직 정비에 나섰다. 그는 취임하면서 청와대 참모는 정치인, 학자 등의 기존의 직분보다 '참모 마인드'로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실장은 취임 일성에서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라며 "그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 실장은 '춘풍추상(春風秋霜,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을 강조했다. 노 실장 취임 당시는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의 잇따른 폭로에 '기강해이' 논란이 일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한 때였다.

이에 노 실장은 대통령의 참모로서 신중하게 행동해 논란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 임종석 비서실장과는 다른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분위기를 다잡기도 했다.

아울러 노 실장은 참모진에게 "앞으로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들을 자제해 달라"며 '원팀'(One-Team)으로써의 청와대를 강조했다. 청와대 내에서 다른 기류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노 실장의 조직 장악력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대통령 대면 보고를 줄일 것을 지시하고 동시에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보고서의 내용 등 보고 자체의 총량도 줄일 것을 건의한 것이다.

대면 보고를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비서실장의 전결권이 커진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의 재량을 확대하는 것을 용인하는 한편 신임 비서실장의 조언을 수용하면서 '노 실장 힘 싣기' 모양새를 취했다.

노 실장 역시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는 참모라는 이미지를 청와대 내·외부에 심어주었다. '노영민이라 가능하다'는 평가가 청와대 안팎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당당하게 경제계 인사를 만날 것을 지시하면서 경제 분야에서의 역할도 주문했다. 노 실장은 지난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자 40여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노 실장은 설 연휴 선물로 청와대 비서진급 이상 참모들에게 신병주 교수의 저서 '참모로 산다는 것'을 선물했다. 그는 "참모로 산다는 것은 '나'를 뒤로 하고 '더 큰 우리'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다시 한번 '원팀 청와대'를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실장은 전임 임 실장과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라며 "임 실장은 자신이 가진 정무적인 능력을 한껏 드러냈다면 노 실장은 참모로서의 비서실장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구속에 野 총공세…숙제 많아진 '강기정'

강기정 정무수석은 취임 후 '조해주 산'을 넘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이라는 복병을 만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장관급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조해주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가 내정됐지만,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 후보시절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적하며 자격에 의문을 제시했다. 끝내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았고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자, 야당의 반발이 커졌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 등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밖에도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 야당을 중심으로 계속되는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 의혹 제기로 야권의 총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냉기류 속에 설 연휴 전 열려고 추진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도 결국 열리지 못했다.

강 수석은 여야가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입법 처리는 물론, 김 지사 구속을 둘러싼 야권 공세에 대한 대응방안 등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대언론 소통창구 정비·사의표명 설화도…윤도한, 성과 내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취임 후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최소화하고 대언론 창구 재정비와 홍보 기능 강화 방안 마련에 몰두했다.

우선 윤 수석은 청와대 공식 소통 창구를 '대변인의 입'으로 일원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대변인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소통수석은 큰 그림을 보며 심층 배경 등을 설명해 청와대의 의도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이와 달리 윤 수석은 대언론 창구를 '대변인'으로 한정하며 새로운 체제를 마련했다. 그러면서 춘추관장 역시 대통령 일정 관련한 역할로 한정돼 소통수석과 춘추관장의 대언론 기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일원화된 대변인실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한정우 부대변인을 추가로 임명하면서 김의겸 대변인, 고민정 부대변인과 함께 1대변인·2부대변인 체재로 정비됐다.

동시에 국정홍보 업무는 강화하고 있다. 신설된 국정홍보비서관 자리가 채워지면서 소통수석실 내 홍보 창구는 확대됐다.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향후 기존 홍보기획비서관과 더불어 구체적인 성과내기에 속도를 내야 한다.

윤 수석은 취임 후 소통수석실 재정비에 주로 몰두했지만 고 부대변인의 사의표명설 등 한차례 몸살을 앓기로 했다.
대언론 창구는 줄이고 홍보 업무를 강화하는 윤 수석 체재가 어떤 효과를 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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