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연휴줌인] 자천타천 물망 오른 여야 잠룡들...차기 대권 향방 '촉각'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3 18:21

수정 2020.09.30 11:30

여권, 기존 대권 후보들 흔들 
이낙연·박원순·유시민 등 물망 
야권에선 황교안 부상...정치적 확장성 숙제 
오세훈·홍준표도 거론돼 
[연휴줌인] 자천타천 물망 오른 여야 잠룡들...차기 대권 향방 '촉각'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설 연휴 동안 국민들 사이에선 무슨 이야기가 가장 많이 밥상머리에 오를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에는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비록 차기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국민들은 언제나 잠룡들의 행보에 주목하며 자신들의 지지와 신뢰를 점진적으로 투영해 나가고 있다. 설을 맞아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잠룡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여권 차기주자 지형 요동...이낙연·박원순·유시민 물망
현재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형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한 때 유력 대권주자로 여겨졌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최근까지도 유력 주자로 여겨졌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구속 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혜경궁 김씨' 등 각종 의혹으로 홍역을 치뤘다. 정치권에선 안희정 전 지사는 물론 김경수, 이재명 지사도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상당히 멀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이낙연 국무총리다. 현재 이 총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5% 이상을 기록하며 1, 2위를 다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내각을 이끌어 왔고,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야당의 연이은 공세에 예리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부터 유명한) 업무에 있어서 완벽과 꼼꼼함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도 국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신뢰와 믿음을 주는 요인으로 부각된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총리 본인의 권력 의지와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총리 대권 징크스'가 걸림돌로 거론된다. 과거 이 총리는 차기 대권 생각을 묻는 질문에 "생각하지 않고 있고 총리 업무만 하기에도 벅차다"라며 손사레를 친 바 있다. 앞으로 생각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생각에 큰 변함이 없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역대 총리 출신들은 한번도 대권을 거머쥐지 못했고, 최종 또는 중도에 뜻을 접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이회창, 고건 전 총리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강한 권력의지를 갖고 '쟁취'해야 할 대통령이란 자리는 임명직인 국무총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랜 기간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다. '소통령'이라고 불리는 서울시장을 3선이나 한 경력은 박 시장의 대권 가도에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에 서울시장이 된 이후 현재까지 큰 실책 없이 시정을 이끌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권을 향한 박 시장 본인의 의지도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2017년 대선 정국이 달아오를 때, 박 시장은 향후 대권 비전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이미 많은 부분을 검증 받아 온 점도 박 시장에겐 유리한 측면이다.

그러나 당내 지지 기반이 비교적 약한 점은 박 시장의 약점으로 거론된다. 보통 박 시장은 친문보다는 비문으로 분류된 적이 많고, 당 외의 시민사회 세력이 박 시장의 주된 지지 기반으로 불리고 있다. 2017년 대선 레이스를 조기에 그만둔 이유 중 하나가 취약한 당내 기반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향후 서울시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과 친문 등 민주당 내 주류 세력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대권을 준비하는 박 시장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유시민 전 장관도 범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본인의 의사와는 달리 타천으로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그동안 작가와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크게 쌓았고, 현재는 팟캐스트 '알릴레오'를 단독으로 진행하며 많은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과거 국회의원과 장관으로 정치의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할 때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이를 통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유 전 장관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현재 유 전 장관 본인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지만, 향후 급박하게 변화하는 정국으로 인해 유 전 장관이 최종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야권에선 황교안 부상...오세훈·홍준표도 거론돼
야권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보수적 색채가 강한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이자 정통 보수 관료 출신으로서의 이력이 보수 세력에게 긍정적인 상징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황 전 총리는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차기 대선주자의 길로 들어서는 모양새다. 당 대표 경선에서는 타 후보들을 압도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확장성의 한계 등 황 전 총리의 대권과 관련한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탄핵된 박근혜 정부의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다는 점은, 일부 보수 세력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으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서도 이와 관련한 부정적 여론이 감지된다. 황 전 총리의 출사표가 보수 통합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라는 것이다. 자칫 황 전 총리의 행보가 현 정권이 아닌 전 정권 심판론을 다시금 고개 들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정통 보수를 뛰어넘는 정치적 확장성은 이제 막 '정치인'으로 본격 입문한 황 전 총리가 시급히 갖춰야 할 과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도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불린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시장직을 내려놓은 후 지금까지 뚜렷한 정치적 활동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후 당 대표 출마 등을 저울질하며 다시금 정치 전면에 등장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오 전 시장은 민선 최연소이자 가까스로 최초의 연임 서울시장이 되는 등 대권을 향한 입지를 착실히 다져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무상급식 논란으로 인해 일순간 정치적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그의 정치 인생은 무상급식 논란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상급식 논란으로 인한 서울시장 중도 사퇴는 아직까지 국민들은 물론 당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등에 비해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들을 좀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이 강점으로 여겨진다.

홍 전 대표도 과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를 딛고, 최근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 등을 통해 다시금 세결집에 나서고 있다. 그는 "2022년 대선이 내 인생의 마지막 승부"라며 차기 대권 도전을 일찌감치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대중적 이미지와 과거 선거 패배의 전력 등은 여전히 홍 전 대표의 대권 도전에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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