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新미디어 시대'…설연휴 달라진 '밥상머리' 가족토론 풍경

뉴스1

입력 2019.02.04 15:01

수정 2019.02.04 15:0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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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 첫 날인 2일 오전 경북 포항 역에서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고향 집을 찾아온 가족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2019.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설 명절 연휴 첫 날인 2일 오전 경북 포항 역에서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고향 집을 찾아온 가족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2019.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TV탈피, 유튜브·SNS 확산으로 방대한 정보 '취사선택'
편향적 정보 입수로 새로운 '세대·진영 갈등' 양상도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설연휴가 본격화한 가운데 유튜브·인터넷 커뮤니티·SNS 중심의 '신(新) 미디어 시대' 도래로 달라진 명절 밥상머리 가족 정치토론 풍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족고유 명절에 친척일가들이 모여 벌이는 토론과 이를 통해 형성된 여론을 일컬어 '밥상머리'라고 부르는 것은 온 가족이 명절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와 환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TV와 지상파 뉴스다. 온가족이 식사 자리에서 '일방향 소통채널'을 함께 접하며 이를 통해 송출되는 사건·사고나 현안들이 대화의 주제가 되고, 이에 대한 견해와 근거를 놓고 찬반 토론이 자연스레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튜브, 페이스북·카카오톡 등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확산되며 만들어진 새 미디어 시대에는 예전보다 방대한 정보를, 예전보다 쉽게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미디어시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각 개인이 특정 현안·이슈에 대한 정보를 '선택'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관심이 있는 분야와 주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입맛에 따라 정보를 편향적으로 입수, 축적하게 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가족, 특히 세대간 논쟁 양상도 예전과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자신들이 접한 뉴스와 근거가 방대하다 보니 토론이 격해지거나 오히려 정치적 토론과 소통을 거부하는 등 새로운 '세대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초대형 이슈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 권력형 성범죄 혐의를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등이 잇따라 터졌다. 한국당에선 2·27 전당대회에 보수진영 대권잠룡들이 일제히 무대 위로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SNS에선 자신의 견해에 부합하는 뉴스에만 '좋아요' 등 공감표시를 하고 지지댓글을 달거나 특정뉴스와 인사들의 견해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 정부나 김경수 지사를 지지하는 사용자의 경우 성창호 판사의 이력,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특정관계였다는 의혹과 관련 내용들을 제시하며 '사법농단 세력의 복수'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를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사용자들은 성 판사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례 등을 제시하며 '공명정대한 판사'라고 항변하는 모습이다.

일명 '단체카톡방'도 주요 소통채널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는 오프라인 공간의 대체재라기보단 '보완재'에 가깝다는 지적이 있다.

동아리, 동호회, 계모임 등 성향이 비슷한 구성원들이 모여있다보니 그 내부에선 막강한 파급력을 가지지만, 이를 벗어난 집단에는 배척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각 집단·진영이 상대방의 단톡방이나 커뮤니티 모임을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진보성향의 30대 후반 청년은 "친박모임에서 활동하는 아버지가 '이것이 진실'이라며 보내준 뉴스 링크를 열었다가 근거도 없이 현 정부나 탄핵진영을 모함하는 내용이었다.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절대 다시는 나에게 이런 것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한 50대 후반 중년은 "현 정부가 적폐청산에 몰두하고 있지만 이 정부 또한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입증되고 있지 않냐"며 "나아진 건 없는데 이미지 정치에만 능한 이 정부에 젊은층들이 너무 무비판적인 게 아닌지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정치인들의 '유튜브' 채널도 대표적 사례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각 진영은 물론 지지자들간의 경쟁과 신경전도 날이 갈수록 고조되는 모양새다.


실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와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북한 퍼주기'라고 비판하자, 유 이사장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내 팩트체크 코너인 '고칠레오'를 통해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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