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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유전자 편집으로 원숭이 복제 성공 .."과학적으로 퇴행하는 행보"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8 06:09

수정 2019.02.08 06:09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네셔널(HSI) 논평

얼마전 중국에서는 유전자 편집으로 주기성 생체리듬(circadian rhythm) 장애를 갖고 태어난 원숭이 실험에 대한 소식이 퍼지며 논란이 되고있다. 이 원숭이들은 사람의 신체가 겪는 주기에 따른 생체리듬 장애 증상을 보이도록 유전자가 조작됐으며 같은 증상을 보이도록 유전자 복제를 통해 원숭이들을 탄생시켰다. 이것은 유전자 편집 원숭이 복제 성공을 축하할 것이 아닌 과학, 사람, 동물 모두에 대한 퇴행하는 행보이며 이에 대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주기성 리듬 장애는 굉장히 복잡한 질병으로 나이, 업무 환경 등 사회적인 요소에 따라 개개인마다 굉장히 특유한 증상을 보인다. 주기성 리듬 장애가 사회적인 요소 뿐 아니라 여러가지 건강과 관련 된 요소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중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약개발에 있어 동물실험은 성공 했어도 그 중 90%가 사람에 적용하면 실패하는 문제점을 볼 때 이 원숭이 복제를 통한 실험의 경우도 동물모델이 성공사례를 가져올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메디컬 연구분야는 변화하고있다. 사람의 증상을 나타내도록 동물모델을 만들지만 이 결과를 사람에 적용시 보이는 높은 실패율을 극복하고자 실제 사람의 증상을 모사하고 이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영장류가 높은 지각력을 갖고 있는 동물로 실험실과 같은 환경에서 케이지에 혼자 갇혀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중국의 원숭이 복제 사례 성공을 축하하는 수많은 언론에서 함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이 실험대상 동물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환경에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 원숭이들은 며칠간을 24시간 빛이 있는 공간에 노출되어 전혀 친숙하지 않은 낯선 케이지에 갇혀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찰을 위해 혈액샘플 채취를 위한 반복적인 진정제 투여가 이뤄진다.

이 뿐만이 아니라 원숭이의 등에 리코딩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해 전기선이 목의 근육에 장착이 된다. 이 리코딩 장치는 연구자가 원숭이의 잠과 행동을 측정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어린 원숭이가 혼자 케이지 구석에서 머리를 쥐여 메고 있는 장면이 아닐까 한다.

이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 수컷 아기 원숭이에 대해 “유난히 강한 공포와 불안감을 보이며 케이지의 코너로 뒷걸음 치는것과 같이 연구원을 확실히 피하는 행동을 보이고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숨으려 한다”라고 적어놓고 있다.

이 유전자 편집 기술을 더 생산적이고 비용, 시간 효율적으로 이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선천적으로 문제를 갖고 태어나도록 동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사람의 세포 또는 조직을 이용하여 질병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험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원숭이 복제에 사용 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이 실제로 사람의 세포에 적용되어 임상관찰 단계에 이용되었으며 작년에는 피부암의 한 종류인 흑색종과 적혈구질환으로 알려진 지중해성빈혈(b-thalassaemia)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 쓰였다. 이렇게 섬세한 유전자 편집 기술과 함께 새로 개발되는 세포 배양 방법 등을 합치면 미래에는 동물모델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생리학 분야에서는 인간의 질병 원인과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연구를 위해서 사람의 장기를 재현한 ‘장기칩’이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 예로 이 장기칩 기술을 이용하여 신약 개발 단계에서 혈관이 막히는 증상에 대한 메카니즘을 발견하고 이것이 발암독성과 잠재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발견한 사례가 있다.
동물실험으로는 이러한 사례를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하여 만들어낸 동물들이 과연 사람을 위한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점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사람의 질병이 일어나는 현상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이 아닌, 실제 사람 신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시험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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