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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당대표 출마선언… "박근혜 넘어서야 당 살아난다"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7 17:59

수정 2019.02.07 17:5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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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이 7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보수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해서 당을 탈바꿈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황교안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홍준표 전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탄핵 수용론'을 꺼내면서 정치적 차별화를 둔 것이다.

황·홍 후보가 극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했다면 오 전 시장은 서울·수도권 중심의 중도 보수층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며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냐, 아니냐식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 순간 총선은 참패"라고 했다. 그는 "이제 '사람'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의 미래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과감한 개혁을 통해 당의 기초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경쟁자인 황 전 총리에 대해 "그분 가슴팍에는 박근혜 이름 석자가 새겨져 있다"며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연대 책임론을 주장했다.

홍 전 대표를 겨냥해선 "본인이 당 대표를 했던 시절 지금의 비상대책위원회를 탄생시켰는데, 똑같은 현상이 내년 (총선)에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나오는 데 대해 "생각한 바 없다"며 부인했다.

오 전 시장은 오는 27일 예정된 전당대회와 북미정상회담 개최 날짜가 겹치면서 '흥행 실패' 우려가 불거지는 것과 관련,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했다. 그는 "길바닥에서 행사를 치르더라도 적어도 보름 이상은 연기돼야한다"며 "전대가 파묻혀서 소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국당은 전대일정 연기 여부에 대해 오는 8일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확정키로 했다.


황 전 총리를 제외한 당 대표 출마 후보들은 전대 연기와 토론회 추가 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 실종을 이유로 삼지만 유력 후보인 황 전 총리를 견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자는 복안이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장소 물색의 어려움 등 전체적인 일정을 재조율하는데 대해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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