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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배신·광주망언 '삼중고'..한국당 전대 코앞 '자중지란'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0 16:13

수정 2019.02.10 16:28

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거물급 주자들이 대거 출마하며 흥행 몰이하던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휘청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당권 주자 8명 중 6명이 전대 연기를 주장하며 '전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당권 도전을 강행한 황교안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도 배박(배신한 친박근혜계) 의혹과 '5·18 폭동 망언' 논란에 각각 휘말리며 약 2주 가량 앞둔 전대 흥행 참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우택, 주호영, 심재철, 안상수 의원 등은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당대회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해달라"고 했다.

전당대회가 연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예정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지난 8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대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된 보이콧을 장기화하겠다는 것이다.
회동에 불참한 홍준표 전 대표도 뜻을 같이했다.

당권 주자들의 전대 불참으로 흥행 참사 우려가 커졌다. 최악의 경우 전대가 황 전 총리와 김 의원 등 2파전으로 치뤄지는 것이다. 당 선관위와 지도부는 일정 연기 시 장소 물색 등에 어려움을 이유로 전대 일정 연기를 거부하는 상태다. 이에 실제로 일부 주자들은 보이콧 이후 예정된 언론 인터뷰를 거절하고 선거 일정도 중단하며 전대 준비를 최소화했다. 당 관계자는 "전대 일정이 북미정상회담과 겹치는 상황에 후보들까지 나오지 않아 2파전으로 치뤄질 경우 선거 흥행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전대 강행 의사를 밝힌 나머지 주자들도 논란에 휘말리며 고전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회를 신청했다가 거절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최근 배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친박계 의원 사이에서는 황 전 총리의 지원을 놓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 전 총리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방도 심해졌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대가 배박, 구박의 친목대회가 될 뿐"이라고 했으며, 오 전 시장은 "박근혜가 좋아하는 진짜 친박이냐는 논란 속에 빠져든 황교안 후보. 이것이 황교안 후보의 한계다.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후보가 이런 논란에 휘둘릴 약체후보란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진박 논란에 대해 "분명히 하건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란에 휘둘릴 겨를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당권 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 폭동'으로 매도해 한국당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김 의원과 같은 당 이종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5·18 광주 폭동'·'5·18 유공자란 괴물집단'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불거졌다. 한국당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사태 확산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대를 앞두고 한국당에 여론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으며, 김 의원도 향후 전대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치권 공세도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 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평화당은 또 김 의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모욕죄 등 혐의로 고소·고발할 계획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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