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컨트롤타워 사라진 삼성.. 2년이 지났지만 아쉽죠"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0 17:35

수정 2019.02.11 08:29

그룹해체후 승진만찬 등 상징행사 중단

"그룹이 해체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올해 상무로 승진한 삼성 전자계열 신규 임원 A씨는 최근 그룹이 해체된 지 2년을 맞은 현실을 실감했다. A씨는 모든 샐러리맨의 부러움을 사는 '삼성의 별'을 달았지만 신규 임원 승진의 상징적 행사인 부부 동반 만찬행사가 올해는 계열사 행사로 축소돼 열렸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16년을 끝으로 대표적인 연초 그룹 행사인 신규 임원 만찬을 각 계열사별로 축소해 치르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중순 삼성 계열사들은 합숙교육 마지막날 연수원 등에서 신규 임원 만찬을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올해 삼성은 95명을 배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총 192명의 상무급 이상 신규 임원이 승진했다.


삼성의 신규 임원 만찬 행사는 매년 승진한 상무급 임원 부부를 초청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연례 행사로 총수 일가와 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이벤트였다. 이 때문에 매년 삼성의 신규 임원 만찬은 단일기업 행사로는 드물게 100명 넘는 취재진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2014년까지는 현재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빠짐없이 챙겼고, 2015~2016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재하는 등 신임 임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였다. 마지막 행사였던 2016년에는 승진자 197명과 배우자, 경영진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오지 근무자와 여성 임원들의 노고를 특별히 격려하고, 위기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그룹이 해체되면서 2017년부터는 만찬 행사가 중단된 상태다.


특히 신규 임원 만찬에는 승진 당사자와 함께 배우자를 초청해 그룹 총수와 경영진이 감사를 전해 임원들의 사기진작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 계열사의 한 신임 임원은 "그룹 공채로 입사해 25년간 열심히 일한 보람을 승진으로 보답받긴 했지만 그룹 차원의 만찬이 열렸다면 아내에게 더 큰 선물이 됐을 것"이라며 "그룹 임원 만찬에 참석했던 한 선배가 '입사 이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말해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진 임원은 "그룹이 해체되면서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주던 여러 행사들이 중단됐다"며 "삼성이 최근 2년간 계열사 경영을 이어오고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초일류 기업으로서 컨트롤타워가 없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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