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입소문으로 1200만 들었다

관련종목▶

코미디영화 흥행史 쓰는 '극한직업' 숨겨진 이야기
치킨·경찰 소재 이유가 있다?
경찰 매형 둔 이병헌 감독.. 직접 튀길정도로 치킨매니아
흥행·평가 의식않고 작정하고 코미디로 만들어
갈비맛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간장찜닭 등 시판 소스에 맛집 레시피 더했지만 맛없어
결국 조리전문가 도움받아 촬영장에 치킨 푸드트럭 들이고 460여 마리 튀겨가며 활용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대박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물' '바람 바람 바람'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개봉 19일째 1200만명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이 코미디 영화사를 새로 썼다. 흥행 여파도 거세 극중 '수원왕갈비 통닭'이 실제 수원통닭거리에 메뉴로 등장했다. 수원시는 이때다 하고 패러디 영상 '극한고민, 수원 왕갈비인가 통닭인가'를 제작, 홍보에 나섰다. 주연 류승룡의 대사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는 다양하게 패러디돼 SNS를 장식 중이다. '극한직업'이 기록한 다양한 흥행기록과 제작 비화를 살펴봤다.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

'극한직업'이 2월 10일까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1283만5975명을 불러들여 '7번방의 선물'(1281만명)을 넘고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 역대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극장가는 이 추세라면 14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14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는 역대 박스오피스 1∼3위인 '명량'(1762만명)과 '신과함께-죄와벌'(1441만명), '국제시장'(1426만명) 등 3편 뿐이다.

▲누적매출, 총제작비 12배

순제작비 65억원, 마케팅 비용 포함 약 95억원 안팎이 투입된 이 작품이 2월 10일까지 거둔 극장 매출은 약 1113억원. 제작비의 약 12배에 이른다. 지난해 흥행부진으로 투자배급사 1위 자리를 내줬던 CJ엔터테인먼트는 '가성비 갑'인 1000만 영화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극한직업'은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에 이은 CJ엔터테인먼트의 6번째 1000만 영화다.

▲류승룡의 4번째 1000만 영화

'극한직업'은 주연 류승룡이 출연한 네 번째 1000만 영화다. 역대 흥행 1위 '명량'을 비롯해 8위 '7번 방의 선물'(1281만), 9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에 출연했다. 두 편의 코미디 1000만 영화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된 것. 류승룡은 지난 몇 년간 흥행부진을 겪다가 '극한직업'으로 명성을 회복하게 됐다. 또 이 영화는 2015년 개봉작 '도리화가'(31만명)의 제작사와 류승룡이 다시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흥행 요인···너무 웃긴 영화?

'극한직업'은 "해도 해도 너무 웃긴 영화"로 입소문을 탔고 '협동 코미디'와 다섯 형사 캐릭터에 투영된 소시민의 애환이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충무로 관계자는 달라진 관객의 니즈도 요인으로 꼽았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2015년 '내부자들'을 정점으로 관객들이 무거운 소재 영화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극한직업'은 범죄액션물인데도 자극적인 묘사 없이 모든 것을 인물과 상황의 코미디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며 "이병헌 감독은 독보적인 코미디 연출로 새로운 코미디 영화의 출현을 알렸다"고 평했다. 한 충무로 관계자도 "관객들이 2년 전부터 역사 소재, 실화, 톱스타, 감동, 범죄스릴러 등 비슷한 장르나 비슷한 배우들의 흥행공식 영화에 지쳐했다"며 "새로운 걸 원한 관객의 니즈에 부합된 결과"로 봤다.

▲치느님 덕분에 달라졌지요

'극한직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에 당선된 문충일 작가의 원작(배세영, 허다중, 이병헌 각색)을 영화사 해그림이 개발하고, 어바웃필름·영화사 해그림·CJ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이병헌 감독은 연출 제의를 받고 '경찰, 조폭, 마약' 소재가 진부해 잠깐 망설였으나 '치킨을 통해 비틀기가 가능하겠다' 싶어 수락했다. 그는 평소 직접 튀겨먹을 정도로 치킨을 좋아하고 한때 우동집을 차렸다 망한 경험이 있으며, 매형이 경찰공무원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평가나 흥행성적에 자유롭지 못했던 자신을 내려놓고, 작정하고 코미디로 만들면서 본인도 즐거웠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실제로 복이 왔다.

▲현장에 '푸드트럭'을 들이십시오

갈비맛 치킨이 출시되기 전 기획돼 레시피는 자체 개발했다. 소품담당 연출팀이 소갈비양념, 간장찜닭양념, 돼지갈비양념 등 소스를 다양하게 구입해 인터넷에 나온 맛집 레시피로 만들었다. 시행착오 끝에 비주얼은 구현했으나 맛이 보장 안 돼 결국 조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킨 푸드트럭을 촬영장에 들였다. 6개월 촬영 중 24회차, 약 460여 마리의 치킨이 튀겨지거나 활용됐다는 후문. 직접 왕갈비치킨을 조리해본 한 관객은 SNS에 "닭다리를 튀기자마자 살짝 조려놓은 갈비양념에 바로 버무려 먹어야 맛있다"고 팁을 남겼다.
자세한 레시피는 '극한직업' 공식 SNS에서 확인가능하다. 수원통닭거리에 가봐도 좋다. 남문통닭이 2년 전 출시했다 판매가 저조하자 중단했던 이 메뉴를 다시 등판, 하루에 100마리 한정 판매 중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