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족 찾기]

"백일도 안돼 잃어버린 아들, 잘 지내고 있는지… "

1997년 아내가 서울역서 잃어버려
20년 넘은 지금도 우울증 시달려

1997년 10월 19일 실종된 박진영씨는 당시 신생아로, 검정 꽃무늬 흰색 유아복을 입고 흰 바탕에 노란 꽃무늬가 그려진 아기 포대에 둘러싸여 있었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어디에 있는지 확인만 했으면 좋겠다. 먼 발치에서라도 바라만 봐도…."

지금은 20대가 훌쩍 넘었을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박정문씨(56)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아이를 잃어버린 박씨의 회한은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11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박씨의 아들 박진영씨(당시 1세, 현재 23세)는 지난 1997년 10월 중순 서울역에서 실종됐다. 당시 출생 3개월로, 앞니도 하나밖에 나지 않은 신생아였다.

박씨는 아내가 혼자 서울역에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한 남성에게 잠시 아이를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와 보니 아이와 남성이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후 아이를 다시 만날 순 없었다.

이후 박씨의 삶의 굴곡은 시작됐다. 한 지역 방송에 출연해 아이를 찾기도 했다. 방송 이후 '부산 영도다리 밑에 아이가 있는 것 같다'는 제보가 들어와 부산까지 달려갔으나 허사였다고 전했다.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가정은 무너졌고, 아내와는 결국 이혼했다. 혼자 두 자녀를 기르기는 힘에 벅차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보내지기도 했다. 그는 재혼해 새롭게 출발하고,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돌아와 온전한 가정을 이룬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이런 박씨의 사연은 지난 2017년 한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기도 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아들을 잃어버린 자리에서 노숙까지 해보기도 했다"며 "여전히 자식을 잃은 충격은 이어지고 있고, 우울증으로 병원도 다니고 있다.
자식을 잃어버려 본 사람의 삶이 다들 그렇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전단지에 실종 전 신생아 사진을 붙이고 여전히 아이를 찾고 있다. 신생아 시절 아이를 잃어버려 그때의 얼굴이 남아있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사진을 함께 꼭 넣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