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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관전포인트] 김정은, 베트남 국빈방문 유력… 삼성전자 공장 깜짝방문할까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2 17:31

수정 2019.02.12 17:31

회담 2~3일 전 베트남行 관측..개혁·개방 현장 둘러볼 가능성
삼성전자 공장 하노이 인근 위치..이재용 부회장과 만남 가능성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2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민 장관은 이날 오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같은 날 오후 12시55분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민 장관은 마이 프억 중 의전국장 등 5명의 수행원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2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민 장관은 이날 오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같은 날 오후 12시55분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민 장관은 마이 프억 중 의전국장 등 5명의 수행원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기준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경제행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그가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서 멀지 않은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 경제행보 동선 주목

김 위원장의 행보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다. 그가 북·미 대화에 앞서 베트남과 정상회담을 갖고 개혁·개방으로 발전된 베트남의 이곳저곳을 돌아볼 경우 경제개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북·미 간 '비핵화·상응조치' 담판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개연성도 커진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이 언제 하노이로 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베트남이 김 위원장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북한·베트남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는 27일로 정해진 북·미 정상회담 2~3일 전 하노이로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의 경제행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 지도이념을 '경제개발 총력노선'으로 변경해 군사적 성과보다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서 경제행보를 한다면 곳곳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보게 되고, 남북경협에 대한 확신과 경제개발 의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신남방 지역 중에서 한국의 입김이 가장 강한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AON 72타워는 경남건설이 지었고, 두 번째로 높은 롯데센터 하노이는 전망대를 갖춘 복합 쇼핑·관광·엔터테인먼트몰이다. 마식령스키장,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건설하는 등 관광산업 육성에 관심을 보인 김 위원장에게 이는 영감을 줄 수 있다.

■베트남 삼성전자 깜짝 방문하나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존재도 김 위원장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인은 지난해 600억달러를 수출했는데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전자회사가 아닌 베트남 경제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한 셈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벌어지는 하노이에서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까지 거리는 약 40㎞로 1시간이면 가볼 수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이 공장을 방문한다면 최근 커지고 있는 북한 비핵화 비관론을 잠재우고, 변화의 의지도 대내외에 명징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번 기업인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났던 이재용 부회장이 남북경협 확대와 베트남 '효자기업'으로서 삼성전자 총수라는 명분 아래 방북에 이어 두번째 김 위원장과 깜짝 회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북·미 베트남 담판에서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더해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사찰·검증을 받아들인다면 미국도 보상조치로 제재완화 카드를 북한에 내놓을 수 있다.

북한과 베트남은 유사한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사회주의 국가이고, 자원은 많지 않지만 높은 교육열에 따른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혁·개방이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이 목도하는 베트남의 발전상은 그저 청사진이 아닌 현실성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다.

또 베트남 최대 투자국인 한국과 비상하는 베트남이 서로 윈윈하는 모습에서 제재완화 국면에서 가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개성공단과 북한 경제의 미래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경제개발에 대한 희망은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전향적 모습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베트남과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 베트남이 국빈 초청 형식으로 김 위원장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발전의 양식이 대외투자에 기반한 베트남식 모델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한국 기업을 방문 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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