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법관도 재판 넘기나…양승태 '공범' 권순일 적시

고영한, 차한성, 양승태, 권순일, 박병대(왼쪽부터).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 News1

강형주·차한성·이규진 등 최소 7명 법관탄압 '공모'
강형주 '물의야기 법관' 부당 인사조치에 다수 연루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의 공소장에 여러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공범'으로 기록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현직 권순일 대법관(60·14기)도 포함돼 전직 대법원장·대법관에 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법관까지 재판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권 대법관은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60·13기) 등과 함께 법원 내 비판세력 탄압에 광범위하게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을 중심으로 이달 중 추가 기소되는 법관의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의 각종 사법농단 혐의에 최소 7명의 전현직 법관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이중에는 11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병대(62·12기)·고영한(63·11기)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16기) 외에 아직 기소 여부가 공개되지 않은 4명의 법관이 더 있다. 권 대법관·강 전 차장·차한성 전 대법관(65·7기)·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7·18기)이다.

현직인 권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2013년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에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여기에 포함된 법관에 대한 인사 조치 방안을 검토한 양 전 원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연루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차 전 대법관, 권 대법관 등이 법관 내부망 코트넷 게시판에 대법 판결을 비판하거나 정부 여당 측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는 판사들에 대해 변칙적 징계나 문책 수단으로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보고있다.

당시 행정처 차장이었던 권 대법관이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된 것을 코트넷에서 비판했던 모 판사는 그 뒤 계속해서 근무성적에 비해 저조한 평정등급을 받았다.

강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이나 당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언사를 한 판사를 탄압하는 작업에 광범위하게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께 양 전 원장, 박 전 대법관 등과 공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판결을 비판한 판사, 대법원의 사법정책을 비판한 판사,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반대 결정을 비판한 판사,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한 판사,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판사, 익명의 인터넷 카페 운영 판사 등을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하고 부당한 인사 조치를 내렸다.


차 전 대법관은 양 전 원장과 공모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비판한 판사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를 내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원장 등과 공모해 대법원 사법정책에 반대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시키는 조치에 관여했다.

한편 양 전 원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강제징용 사건 주심 김용덕 전 대법관도 양 전 원장 등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을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