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重 ‘수빅 리스크’ 해소될까..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합의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5 17:26

수정 2019.02.15 17:26

은행들 출자전환으로 주식 취득.. 필리핀 법원 승인땐 계획안 확정
클린 컴퍼니 재도약 기대감 커져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fn DB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fn DB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보증채무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합의에 성공했다.

수빅조선소 채권단이 필리핀 현지 은행들과 한진중공업이 보증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경영 불확실성으로 꼽혔던 '수빅 리스크'가 해소돼 클린 컴퍼니로 재도약할 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있었던 수빅조선소(HHIC-Phil Inc.) 채권은행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이 14일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에 대한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현지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하는 것이 골자다. 합의내용이 반영된 계획안을 2월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현지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계획안은 확정된다.


앞서 지난 13일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자산평가 손실과 충당부채를 설정하면서 지난 13일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식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말한다.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한진중공업이 보증한 채무 등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하게 되면 자본잠식과 수빅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돼 조기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 누적으로 모회사 한진중공업의 재무건전성까지 악화시켜왔다.

필리핀 은행들과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됨에 따라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신속한 자본확충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이자부담도 크게 줄어들어 경영 정상화도 앞당길 수 있다.

업계에서도 수빅조선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면서 한진중공업이 '클린 컴퍼니'로 재도약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긍정적 신호는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 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방산 물량은 국가계약이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한진중공업 측은 "생산공정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고 단기유동성 측면에서도 방위사업청 등에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해 조선소 운영에 문제가 없다"며 "자구계획에 포함되었던 인천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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