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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냐 재도약이냐 운명의 2개월.. 세계 경제 좌우할 3가지 변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5 17:28

수정 2019.02.15 17:28

1 美, 자동차 ‘관세 폭탄’ 터트릴까
2 中, 美와의 무역협상 시한 초읽기
3 英, 브렉시트 마감 연장 가능할까
美상무부 "車수입 안보위협" 보고
美 소매매출도 1.2%나 줄어들어
英의회, 메이의 플랜B마저 ‘퇴짜’
침체냐 재도약이냐 운명의 2개월.. 세계 경제 좌우할 3가지 변수


세계 경제가 침체냐, 재도약이냐 갈림길에 섰다. 이미 경기하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시작으로 다음달 중국과 무역협상 마감시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경제를 뒤흔들 대형사건이 잇달아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의외로 잘 해결되고, 브렉시트 역시 파국을 면하는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포기하기로 선언한다면 상황은 역전될 수도 있다.

■트럼프 차관세, 업계 '직격탄'

CNN비즈니스는 14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할 대형 마감시한 2개가 다음달 그리고 세계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고 보도했다.

우선 17일까지 미국 상무부는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에 관한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보고서엔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할 수도 있고, 트럼프가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일단 지켜보기 위해 결정을 늦출 수도 있다. 만약 상무부 보고서를 근거로 고율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차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은 당초 정한 미·중 무역협상 마감시한이다. 트럼프가 마감시한을 늦추고 이와 함께 관세율 자동인상 역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이번주 미·중 고위급 협상이 어떤 진전을 보이느냐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주 협상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뭐라고 보고할지가 관건이다.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마감시한 연장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다음달 2일부터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어치의 관세율이 10%에서 25%로 급격하게 뛴다.

■영국 하원, 브렉시트 플랜B 퇴짜

1일 무역협상 마감시한을 무사히 넘긴다 해도 세계 경제는 또 다른 고비를 맞게 된다. 29일로 정해진 브렉시트 마감시한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장담했던 브렉시트 플랜B는 이날 하원에서 반대 303표, 찬성 258표로 거부됐다. 지난달 협상안이 하원에서 거부된 뒤 메이 총리가 통과를 장담하며 만든 플랜B는 반EU파와 친EU파 모두로부터 배척당해 폐기됐다. 메이 총리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론상으로는 앞으로 40여일간 EU와 다시 협상을 하고, 재협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다음달 29일 브렉시트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메이 총리가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고,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EU와 재협상을 성사시키느냐 여부에 관계없이 브렉시트 마감시한의 연장 가능성이 짙어지게 됐다.

반EU파는 메이 총리가 협상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는 노딜 브렉시트 카드를 버렸다고 비난했고, 친EU파는 브렉시트부 장관 스티브 바클레이가 의회에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는 재협상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EU는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게다가 이미 정치적 기반을 사실상 상실한 메이 총리와는 재협상 자체가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브렉시트 마감시한 연장이 파국을 막는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

■이상조짐 보이는 미국 경기

이런 가운데 그간 '나 홀로' 성장을 계속했던 미국도 이상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매매출 통계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비는 미국 경제활동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요소다.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매출이 전월 대비 1.2% 줄어든 5058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0.1% 증가를 무색하게 하는 감소 폭이다.
12월은 연말 휴가시즌이 겹친 소매점들의 대목이라는 점에서 소매업체들에 심각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감소 폭 1.2%는 경기침체기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주식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3% 안팎의 약세로 마감했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통계 발표 직후 2.68%에서 2.656%로 하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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