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힐링은 최고의 장수비결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7:34

수정 2019.02.18 17:34

[특별기고] 힐링은 최고의 장수비결

얼마 전 대한민국 힐링의 대가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신 이시형 박사님을 모시고 중국 칭다오에 다녀왔다. 86세 고령인데 2박3일의 일정을 우리 젊은 사람들과 똑같이 하면서 52도 바이주를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 치맥까지 하면서 1시간 강연을 꼿꼿하게 서서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어쩌면 저렇게 하실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로서 지금까지 힐링 관련 저서를 박사님의 연세보다 더 많이 무려 89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여쭤보니 이시형처럼 살라는 것이다. 매일 어김없이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풀고 독서와 집필작업을 빼놓지 않고 하면서 삼시세끼를 꼭 드시고, 점심 후 20분간 낮잠을 주무시고 항상 뇌를 무리하지 않게 과학적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일을 하면 살인적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웰빙 시대를 넘어 힐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더 높은 성과' '더 많은 결과'를 내고자 나와 우리가 희생하고, 기꺼이 감수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전반에 걸친 성과만능의 문화 속에 나와 우리를 내몰아왔다. 지나온 세월 동안 우리는 더 부자가 돼야 했고 더 오래 살아야 했으며 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 결과 2018년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2774달러로 세계 27위, 아시아 7위라는 놀라운 '성과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누구도 감흥이 없고 누구도 행복하지 않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것이 각박한 우리의 현실이다.

지금 성과사회에서 자신들이 속했던 조직의 성공과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71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하는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인구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노년층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더 고독해하면서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한층 더 길어진 노년의 삶을 우울한 질병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사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자신들이 추구하던 더 크고, 더 번듯해야 했던 성과주의 목표는 그 종착점에 이르고 나니 허망하기 이를 데 없는 허상임을 알게 됐다.

이제 내 이웃과 나를 양적으로 견주고 비교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보듬고 가꾸는 힐링의 삶으로, 즉 그들이 감추고 묻어뒀던 개성과 인간성을 다시 찾아내고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힐링라이프로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국민이 힐링라이프를 추구할 수 있는 생활형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희생과 헌신 속에 만들어낸 주역들의 허탈감과 공허함을 수혜자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치유하고 회복하게 하는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 없는 세상을 꿈꾸는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힐링의 대가 이시형 박사님처럼 힐링하며 사는 모습이 장수의 비결이고, 국가를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결국 힐링이 최고의 장수 비결인 셈이다.

이제학 한국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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