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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수요일] "56년만에 찾은 가족, 이제야 인생 완성된 느낌"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0 07:29

수정 2019.04.02 13:26

한국전쟁 때 헤어진 가족, 56년 만에 상봉한 서웅기씨 
서웅기 씨(오른쪽)와 이건수 교수 [사진=이건수 교수 제공] /사진=fnDB
서웅기 씨(오른쪽)와 이건수 교수 [사진=이건수 교수 제공] /사진=fnDB

[편집자주] 일주일의 '중간날', 일상에 지치기 시작하는 수요일. 희망찬 사연과 함께 잠시 따뜻함을 느끼시길...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직과 국토안보부 등 고위직을 거친 서웅기씨(미국명 토머스 매스터스). 한국전쟁 때 부모님을 잃고 형, 누나와 헤어진 그는 7살 때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서씨는 꼭 성공해서 가족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합니다. 결과도 좋았죠. 하지만 그는 늘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풀지 못해 괴로워했습니다.

30년여년간 수차례 한국을 오가며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별다른 성과가 없었습니다.

사연은 실종가족 찾기 전문가 이건수 교수에게도 알려졌습니다. 이 교수는 어린시절 기억, 가족관계, 입양당시 환경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먼저 전국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동명이인 260여명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분석기법을 동원해 추려낸 65명에게 서씨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냈죠. 기다림 끝에 이 중 한 통의 답장이 도착했고, 마침내 서씨의 가족을 찾아냈습니다.

소식을 접한 서씨는 미국으로 돌아간지 2주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찾아도 소식이 없었는데 이렇게 빨리 찾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라며 감동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날, 서씨는 56년 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상봉했습니다. 누나는 만났지만 안타깝게도 형은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서씨는 "형님은 팔에 제 이름을 문신으로 새겨놨었다고 합니다.
형님은 종종 팔에 새겨진 제 이름을 쓰다듬으며 말을 걸기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생전에 못 뵌 게 더 아쉽고 마음이 아픕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족을 되찾으면서 저라는 원을 완성했습니다"라면서 "평생 가져왔던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이제야 찾은 것 같습니다"며 감격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따뜻한수요일 #희망 #가족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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