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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78마리 죽게한 20대 풀려나자 시민단체 '반발'

뉴스1

입력 2019.02.19 11:16

수정 2019.02.19 11:16

천안 펫숍에서 발견된 개들의 사체(동물자유연대 제공)© News1
천안 펫숍에서 발견된 개들의 사체(동물자유연대 제공)© News1

항소심도 '집행유예'
재판부 "검찰 항소했으면 형 가중됐을 것"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강아지 70여 마리를 방치해 죽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20대가 검찰이 항소를 안해 원심과 같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이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엽기적이고 엄청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1심 선고 후 검찰이 항소했다면 형이 가중됐을 것"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성기권)는 지난 14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애견판매점 업주 A씨(26)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천안 소재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판매점 2층 창고에 홍역 등 질병이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강아지 78마리를 방치한 채 물과 사료를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계속된 적자로 애견판매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2층 창고에 강아지들을 순차적으로 올려놓고 이같은 방법으로 학대했다.


또 수의사가 아닌 직원 2명에게 강아지의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전문의약품인 에페드린, 타이플 등을 투약하게 해 동물을 진료한 혐의가 추가됐다.

A씨는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로 적발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9일 "당초 피고인을 구속 기소한 검찰이 자체적으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실형을 구형했음에도 그보다 단계가 낮은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 사건은 원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어야 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검찰의 직무유기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형에 있어서도 새롭게 개정된 동물보호법 취지와 함께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감안하면 이를 부정하고 집행유예로 선처한 원심의 판단이 선뜻 이해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1심에서 피고인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원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 피고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했음에도 항소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며, "동물권단체 '케어'의 구조 동물 안락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재판 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 공분을 산 아주 중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아 피고인은 또 다시 사회로 나와 자유인과 다름 없이 생활하고 있다"며, "반성은 커녕 강아지를 1, 2마리 밖에 안죽였다고 말하는 뻔뻔한 피고인을 더 이상 처벌을 할 수 없게 돼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죽은 강아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할 수 밖에 없는 처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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