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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 핵담판 수위 놓고 막판 통화...文대통령, '빅딜' 설득했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0 00:59

수정 2019.02.20 00:59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의 통화 
사진=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사진=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여드레 앞둔 19일 밤 핫라인 통화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수위를 막판 조율했다.

한·미 정상간 통화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번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핵담판에 대한 구상을 직접 전해듣고,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타결 수준을 논의했다.

일각에선 북·미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과 시간표에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우선은 영변 핵시설 등의 폐기와 실효적 검증에 주력하는 '미들(중간)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조절론을 재언급하면서 이보다 낮은 단계의 '스몰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미가 큰 진전을 이룰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빅딜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문 대통령 역시 북·미 핵담판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입지가 전보다 한층 좁아졌다는 점은 분명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30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최근 미국을 다녀온 국회 한·미 동맹강화 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도 과거와 달리 점점 정파적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
거기에 아직도 미국 조야의 일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적대의 시선이 높고 북의 변화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론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2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전화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번 북·미간 합의가 당초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로 두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만을 다루는 '스몰딜'에 그칠 경우, 일본의 안보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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