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유럽에 첫 발 내딛는 연구용원자로 핵심기기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0 13:00

수정 2019.02.20 15:13

원자력연, OYSTER 사업 핵심기기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제작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서 성능 시험 예정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인철 방사선과학연구소장(왼쪽 세번째), 우상익 연구로개발단장(왼쪽 첫번째),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참석한 가운데 출하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인철 방사선과학연구소장(왼쪽 세번째), 우상익 연구로개발단장(왼쪽 첫번째),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참석한 가운데 출하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로 출하를 앞두고 있는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네덜란드 델프트공대로 출하를 앞두고 있는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국내 첫 유럽시장으로의 원자력 기술 수출 성과인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OYSTER Project)’의 핵심 기기가 완성되어 발주처인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에 성공적으로 인도한다.

'OYSTER 프로젝트'는 네덜란드 델프트공대(Technical University of Delft)에서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에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4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총 계약금 약 280억원 규모의 OYSTER 프로젝트를 수주해, 국내 원자력 기술의 사상 첫 유럽시장 진출을 이뤄냈다. 2015년 7월부터 1년 4개월간 이루어진 ‘1단계 사업’은 기본 설계를, 2017년 3월에 시작하여 2020년 4월에 완료될 ‘2단계 사업’은 제작 및 설치를 수행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7년 3월 착수한 OYSTER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의 주요 핵심기기인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제작을 완료, 20일 출하식을 갖고 네덜란드 측에 인도한다.

국내서 약 3년 이상의 제작 과정을 거쳐 탄생한‘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는 올해 9월 원자로 수조 내에 설치될 예정인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의 시제품 성격이다.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가 실제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와 동일한 부품으로 제작했다.

델프트공대는 현지에서 제작한 극저온헬륨냉동기, 수소공급계통, 진공계통 등의 보조계통과 이번에 제작한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를 연결해 ‘열사이펀’ 현상이 원활하게 구현되는지 확인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원자로 수조에 설치할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의 설계를 확정하고 제작을 진행한다.

수조내 기기는 원자로에 근접하게 설치되어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중성자를 냉중성자로 변환시켜주는 핵심기기이다. 고진공 (10-5 Torr), 극저온(-250 ℃)의 극한환경에서 구동해야 하므로 각 구성품의 설계와 제작이 까다롭다. 따라서 압력시험, 헬륨누설시험 등의 다양한 시험을 거쳐 기기의 성능과 건전성을 입증하는 제작 과정을 거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우상익 연구로개발단장은 “(주)무진기연 등 국내 제작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여러 가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 성공적으로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제작을 완료함으로써 사업 완료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델프트공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공급하는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활용해 신약개발 등의 바이오 분야, 나노 분야, 신소재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유럽 지역에서 선도적 연구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 열사이펀(Thermo-siphon) 현상 : 연구용 원자로 내의 감속재인 액체수소가 상변화를 거치며 자연대류에 의해 순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원자력 연구에서 사용되는 냉중성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액체수소가 필요한데, 이번에 제작된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는 이 열사이펀 현상을 통하여 기체수소를 액체수소로 변화시킨다.
열사이펀 방식을 사용하는 ‘수조 내 기기’는 해외에서 운용하는 ‘직접냉각방식’이나 ‘강제순환방식’을 적용한 기기보다 안정성이 높으며 유지보수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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