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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다시 한국찾는 중국인 관광객 실버 중심으로 '세대교체'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0 16:30

수정 2019.02.20 16:30

 중국인 관광객 올해 600만명 돌파 전망... '실버세대' 마케팅 확산 
 중국노인 2억명중 절반, 장기·고비용 여행 즐겨 성장잠재력 충분
"유커 맞춤형 서비스, 문화, 음식 등 뉴콘텐츠 개발 노력 지속해야" 
[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다시 한국찾는 중국인 관광객 실버 중심으로 '세대교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면서 올해 중국인관광객이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중국인관광객의 '세대교체'가 눈길을 끈다.다른 세대에 비해 여행경비를 아끼지 않는 고령층의 방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유커 관광시장'은 지난 2016년 중순부터 최근까지 사드 등 정치적 이유로 약 2년간의 냉전기를 거친 후 해빙기를 맞고 있어 업계가 거는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이와함께 지난해 중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방한 관광객의 국적은 대만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방한객은 전년도보다 20.5% 증가한 111만5천333명(7.3%)으로, 올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관광공사 "올 600만명 돌파,2014~2015년 수준 회복"
20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방한 유커는 무난히 600만 명 수준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감소했던 유커 수가 지난 2014~2015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5년 메르스(MERS) 사태로 인해 소폭 감소한 후, 2016년 80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사드보복 조치로 인해 417만 명으로 반토막 났으나 지난해 3월부터 점차 회복세를 타고 있다. 2018년 전체 누적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14.9% 증가한 479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내에서 한국 단체관광이 다시 허용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7년 3월 사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 같은 조치는 그 해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돼 현재 베이징,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 상하이, 장쑤성 6개 성·직할시에 단체 관광이 허용됐다. 또한 작년 11월에는 온라인 여행사에서도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령을 해제했다. 향후 한국관광 제재는 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커의 방한 목적중 가장 큰 요인은 ‘쇼핑’이었으며 이는 75.2%의 비율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은 한국 상품에 대해 신뢰할 만한 품질, 합리적 가격을 한국 제품의 장점으로 언급했다. 2위는 ‘음식·미식 탐방’(60.6%)이, 3위는 ‘자연 풍경’(38.3%)이 차지했다. ‘친구·친지 방문’(23.1%), ‘패션·유행 등 세련된 현대 문화’(18.1)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하루 평균 311달러, 한 번 여행할 때마다 1757달러를 소비한다. 전체 관광객의 평균 지출 경비(하루 233달러, 총 1289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소비력이 높은 유커가 본격적으로 복귀할 경우 국내 여행수지 개선뿐만 아니라 소비·유통 시장 규모 확대, 소비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민지원 연구원은 "향후 지속적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한 '유커 맞춤형 서비스', 문화, 음식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다시 한국찾는 중국인 관광객 실버 중심으로 '세대교체'

■업계 "실버유커를 잡아라" 실버 타깃 마케팅 활발
지난해 방한 중국 관광객은 모든 연령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61세 이상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코트라는 이 중에서도 ‘실버 유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여행 플랫폼과 여행사 홈페이지에서는 노인 전용 패키지 관광을 뜻하는 ‘석양홍여행’ 메뉴를 자주 볼 수 있으며, 중국 최대 여행사로 알려진 CITS에서도 ‘노인관광’은 인기 키워드로 표시되고 있다. 중국 노년여행연합과 같은 노인 여행 전문사이트도 성업중이다.

중국 노인 관광 소비자 행동 연구 보고서의 설문조사 결과, 신체조건과 경제여건이 허락할 경우 81.2%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중국사회과학원여행연구센터와 재경전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노인 중 약 2억 명(49.1%)은 매년 2~3회 이상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노동절 관광객의 20%는 노인 관광객이 차지했다는 결과로 보아, 이미 규모 성장을 시작했으며 노인 관광시장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코트라는 분석했다.

실버 유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여행비 지출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2018년 씨트립의 단체여행 데이터에 따르면, 젊은 층인 90허우(1990년대 출생자)는 1회 여행 시 2795위안을 쓰는 반면, 50허우(1950년대 출생자)는 평균 3115위안을 소비한다. 7일 이상의 장기간 여행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긴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중국 노인은 2016년 19%에서 2017년 24%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여행연구원과 씨트립 빅데이터 연합 실험실이 공동 발표한 '2018년 상반기 해외 여행 빅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태국, 일본, 베트남에 이어 인기 해외 여행지 4위에 올랐다.

중국 뉴스 포털사이트 인민망에도 올해 10월 국경절 연휴 해외 여행 10대 다크호스 여행지 차트에 한국이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다크호스 여행지는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한 곳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또한 범중화권인 대만 관광객의 방한 추세도 예사롭지 않다.

10년 전인 2008년 불과 32만명 수준이었던 대만인의 방한 규모는 지속 성장해 2012년 50만명을 돌파했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만은 오래전부터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지역이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인기를 끌며 아시아 한류의 발원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항공편이 대폭 증가해 지방공항 취항, 크루즈 노선 확대 등으로 교통편이 확대된 것이 범중화권의 방한 여행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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