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D-5]

北 김정은, 공개활동 자제하며 정상회담 준비 몰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6.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선친 탄신일에도 공개활동 자제…경제 행보도 일시 정지
"北 매체 보도 톤 주목…정상회담 성패 가늠자" 분석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잠행'하고 있다. 현지지도 등 통상적 공개 행보를 자제하며 북미 회담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분석된다.

이달 들어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단 한 번이다. 지난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그의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다.

그나마 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는 관련 내용이 보도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모든 매체를 동원해 대대적으로 보도해 온 그간의 관행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하느라 내부 선전에 신경을 못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하면서 금수산태양궁전에 밤늦게 참배하고 그 결과 관련 사진을 아침에 발행되는 신문에 싣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부 전체가 목전에 둔 정상회담 준비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행사 조차 과거보다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의 지도부, 즉 '평양'은 지금 전체가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춰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일리가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올 들어 비핵화 협상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공개활동은 일체 중단한 상태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활동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 발표를 시작으로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중국 방문 및 북중 정상회담 개최,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미 고위급 회담 대표단 면담 및 보고 청취, 방중 친선 예술단과 기념촬영 등이다.

신년사 발표와 금수산태양궁전 방문이 같은 날 이뤄진 점, 친선 예술단의 중국 방문이 북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내치'와 관련한 공개활동을 멈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삼복철 강행군' 등 내부 경제 건설 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는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두 갈래 선택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상회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정상회담 후에도 관련 국면이 집중돼 이어질 경우다. 이럴 경우 김 위원장은 한동안 내치 관련 공개활동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새 국가 전략인 경제 건설 전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북미 협상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찾지 못할 경우, 이같은 상태에서 내치를 돌보고 독려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은 서울 방남 계기 남북 정상회담과 중국, 러시아와의 연쇄 정상회담 등 추가적인 '정상외교'를 집중적으로 이어가며 새 돌파구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적' 합의를 이뤄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한 청사진을 수립할 수 있다면 내부 경제 건설 관련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주창해 온 경제 행보에도 큰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아예 2차 정상회담의 개최 사실과 장소 등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아직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 여부에 대한 판단과 관련한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나 하노이로 향할 때 나올 북한 매체의 보도 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북미 간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하노이 출발 때 '대대적' 보도가 나온다면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 흐름을 긍정적으로, 반대일 경우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직 고위당국자는 "정상회담 전 합의문이 사실상 완성되는 등 본회담 전에 이미 회담의 성패는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매체가 최근 조용한만큼 김 위원장의 출발 관련 보도 톤이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