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예타 면제…예비타당성 조사가 뭐길래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고속철도역 건립 예정지 주변 전경. 2019.1.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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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예타면제 ③]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평가…이명박·박근혜 정부서도 3차례 면제

[편집자주]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관행 때문에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필요한 사업이 제때 추진되지 못하고 수시로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구제조치를 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은 사업의 딜레마를 짚어보고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의 개선방향을 모색해본다.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24조원 규모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사업성 평가에 발이 묶여있던 지역의 숙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막대한 재정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에 투입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예타는 정부 재정이 쓰이는 대규모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목적으로 지난 1999년 도입됐다. 사업이 시작되기 전 적정성을 검토해 예산 낭비를 막자는 취지다.

예타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동시에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 정보화 사업,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실시된다. 중기재정지출이 500억원 이상인 사회복지, 보건, 교육 등 분야 사업에 대해서도 실시된다.

평가 기준은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3가지로 각각 40~50%, 25~35%, 25~30%의 비중을 갖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성은 비용 대비 편익 분석과 순현재가치(NPV), 내부수익률(IRR) 등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따르면 예타가 도입된 이후 2016년까지 총 653건의 사업에 대한 조사가 실시됐다. 도로나 철도 건설 사업이 117건(5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예타 면제는 언제 이뤄지나?

예산 낭비를 막자는 취지로 시작된 예타지만 지역 입장에서는 숙원 사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경제성 평가 비중이 높다 보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합격점을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문재인 정부가 예타를 면제한 23개 지역 사업 중 공약 사업인 11개조차 예타를 마치지도 않았거나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1 미만이었다. 1000만원을 투자해도 본전도 찾지 못한다는 의미로, 보통 B/C값이 1 미만이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같은 예타도 때에 따라서는 면제된다.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에 따라 교육시설의 신·증축 사업이나 문화재 복원사업, 남북교류협력에 필요한 사업 등은 예타가 면제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이 아닐 경우에도 정부 판단에 따라 면제가 가능하다.

관련법은 지역 균형발전이나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 사업은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정부가 추진한 23개 지역의 예타 면제는 지역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과거에도 비슷한 면제 사례가 3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추진된 4대강 사업이다. 당시 정부는 '재해예방 및 복구 지원 등으로 시급히 추진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예타를 면제했다.


4대강 사업에 앞서 2008년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전국 7대 권역별 30대 선도 사업에 대해 예타가 면제됐다. 정부는 선도사업에 대해 예타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면제를 실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에는 이번 예타 면제 사업과 같이 지역균형 발전 목표로 2~4개 시도의 경제협력권 산업 육성 사업에 대한 예타가 면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