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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경제발전, 국가가 아닌 ‘성공한 인재’가 이끈다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5 17:20

수정 2019.02.25 17:20

[fn논단] 경제발전, 국가가 아닌 ‘성공한 인재’가 이끈다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국가주도 산업화로 경제성장을 이룩해 온 우리에게는 국가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경제발전의 주역은 정부에서 국민 개개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물론 미래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역할은 더욱 중요하지만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부의 직접적 역할과 기능은 점점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포드주의 제조혁명에 기초한 산업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고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소위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자본주의를 보면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스티브 잡스, 리드 헤이스팅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개인들의 성공이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루어낸 성공이란 무엇인가. 원래 성공이란 목적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가 이뤄왔던 '성공'은 성취는 있었으나 목적이 결여된 것이었다. 국가와 총수가 위에서 내려준 목표가 늘 존재했기 때문에 성실하게 열정적으로 뛰면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먹고사는 문제와 같은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도 큰 조직에서 월급만 받으면 성공한 삶인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이 시대에서 성공한 인재란 목표만 주어지면 언제라도 온 몸을 던져 헌신하는 사람을 말하지 않는다.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 문제를 찾아 판단할 줄 아는 독립된 자아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먹고살고 안전하고자 하는 '존재 욕구'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자존감과 자아실현을 위한 '성장 욕구'를 강력하게 작동시킨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하기를 바라며 창조적 경지까지 자신을 성장시키고 완성함으로써 잠재력을 최고도로 실현하고자 한다. 바로 이런 인재들의 도전적 행동이 미래 자본주의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 인재들이 추구하는 인생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자아라는 촛불을 내면에 밝히고 있어 단지 먹고살기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일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자기에게 잘 맞는 진로를 찾아 즐겁게 일하려 한다. 그리고 '나'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 '여러분'으로 마음을 키우고 넓혀 나간다. 그리하여 실제로 무언가 남에게 도움을 주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 즉 내면의 촛불이 가로등이 되고, 크게는 등대가 되어 경제와 사회를 밝힌다.

지금은 국가가 주도해 개인들을 성공한 인생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성공한 인생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경제와 사회 발전을 주도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정부 주도의 하향식 발전 모델은 폐기해야 한다. 그 대신 성공 인재로 하여금 혁신을 이끌게 하는 상향식 발전 모델을 작동시켜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사람 중심 혁신성장의 방향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성장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하고,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개인의 성공이 축적돼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경제구조, 즉 '성공 경제'를 이뤄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개발시대의 강력한 관료제로부터 탈피해 소규모 민간 조직과 국민 개인의 혁신을 지원하는 플랫폼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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