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中, 北 비핵화 막후서 상당한 영향력"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편으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전용차에 탑승해 환영 인파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내륙을 58시간 동안 관통해 베트남에 도착했다. 2019.2.26/뉴스1 © News1 성동훈

38노스 "소외론 우려 안해…역할 노릴듯"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그간 끼쳐온 영향력이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 냈던 목소리에 비해 북한의 '혈맹'인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는 역할이 너무 미미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1~2차 정상회담을 위해 한 역할이 작지 않으며 향후에도 여전히 막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중국이 북미 관계에서 소외되는 것을 특별히 우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지지하고 있고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높은 찬사를 내놓았다. 중국이 정말 소외감을 느꼈다면 이토록 침착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38노스는 북한이 그간 중국과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유지해 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근거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 앞서 2018년에는 3월과 5월 두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訪中)이 있었던 점, 그가 과거 중국 원로들이 이용했던 에어차이나 여객기를 타고 중국 영공을 통과해 싱가포르로 갔다는 점, 1차 정상회담 후 일주일도 안 돼 다시 중국을 방문해 중국 지도자들에게 회담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던 점을 들었다.

38노스는 두 번째 회담도 다르지 않다고 보고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 협상 단계인 지난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측과 협상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질 것도 예상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통과해 육로로 하노이에 간 것은 중국에게만 취약점을 노출시킬 수 있고 그들에게 안전을 맡긴다는 깊은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향후에도 중국이 중요한 막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어졌다. 38노스는 싱가포르 정상회의 기간 중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과 후속 협상도 순탄하지 않은 것을 보고 중국 정부가 비핵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 과정이 길고 점진적인 한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기에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북한 비핵화도 중국이 거의 손해볼 것이 없다고 본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평화와 안정을 한반도 문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인식해 왔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외관계 다변화로 중국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중국의 이익이 저해될 것이란 일부의 시각에도 실제로는 북한의 높은 대중(對中) 의존도가 중국 입장에서 '자산'이 아니라 '빚'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유대를 개선시킬수록 북한의 미래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책임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북한을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현 단계에서 무역협상과 북한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 중국 양측에 누가 안보 위협인지에 관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국에게는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끼쳤던 중국의 위협을, 중국 측에는 여전히 미국이 가장 큰 위협임을 강조하거나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이것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 끼여 있었던 북한이 한국전쟁 이전부터 썼던 전략이라면서 이 전략적 메시지의 진의를 미국과 중국이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그렇지 못하면 정치적 판단이 매우 왜곡될 수 있고 이는 북미정상회담이나 한반도 상황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추구한다"고 답했다. 루 대변인은 "현 정세는 중국이 그동안 주장해오고 희망해왔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를 위해 줄곧 역할을 해왔고, 향후에도 역할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