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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익률 국민연금, 경영간섭할 여유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8 17:57

수정 2019.02.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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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지난해 투자금을 까먹었다. 국내외 주식투자에서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월 28일 지난해 말 기준 수익률이 -0.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금 적립금은 11월 말 약 644조원에서 12월 말 639조원으로 줄었다. 마이너스 수익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돈을 굴리다 보면 벌 때도 있고, 잃을 때도 있다.
국민연금은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국내외 주식에 투자한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증시(코스피)는 17%, 세계증시는 9% 넘게 빠졌다. 이런 조건에서 기록한 수익률 -0.92%는 보기에 따라선 선방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일본 공적연금(GPIF),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은 수익률이 국민연금보다 더 나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부끄럽게 여겨야 마땅하다. 행여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문제는 없는지 살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당장 국내 주식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란 큰 시야에서 보면 국내 증시는 구멍가게 수준이다. 그러니 진폭이 클 수밖에 없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좁은 연못을 떠나 넓은 바다에서 세계적 연기금들과 당당히 겨뤄야 한다.

수익률 하락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행동지침) 도입과 겹쳐서 나타난 것도 소홀히 볼 수 없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과연 이런 일에 에너지를 쏟을 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익률이 낮은 기업 주식은 팔고, 수익률이 높은 기업 주식은 더 사면 된다.
이보다 더 확실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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