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2.1%는 한국이 경제개발에 나선 1960년 이후 네 번째로 낮다. 이전 세 번은 1980년(-1.7%), 1998년(-5.5%), 2009년(0.7%)으로 각각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거나 그 후유증으로 시달렸던 때다. 따라서 경제위기가 없는 평상시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할 수 있다. 잠재성장률(2.8~2.9%)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성장률 쇼크 수준이다. 정부(2.6~2.7%)나 한국개발연구원(KDI, 2.6%)이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도 0.5%포인트 이상 낮다.
무디스는 이런 전망의 근거로 고용·투자·수출 부진의 3중고를 꼽았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에도 한국에 성장률 추락(2.3%)을 경고했다. 당시 고용악화와 투자위축을 저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최저임금 등 정부 정책이 내수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성장률 하락 요인에 수출부진을 추가했다.
한국은행은 5일 지난해 성장률이 2.7%,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34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그나마 2.7%를 유지한 것은 고용악화와 투자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수출은 4.2%(실물 기준) 증가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수출마저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달 두자릿수 감소율(11.1%)을 보이며 석달 연속 감소했다.
무디스가 한국에 저성장·고실업 경고음을 울렸다. 우리 경제는 올해 내수와 수출 동시부진으로 극심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조기 추경을 포함해 고용·투자·수출 위축을 해소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주기 바란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