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메기 역할 맡은 LCC 새내기들… 거점공항 지역경제도 들썩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0 17:32

수정 2019.03.10 17:32

신규 LCC에 소비자들은 기대
기존 6개사 절반이 대형사 자회사..도입 취지인 저렴한 가격 못살려
에어로케이 등 신입 3곳이 가격·서비스 차별화 주도할 듯
메기 역할 맡은 LCC 새내기들… 거점공항 지역경제도 들썩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 신규로 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기존 항공업계에 이른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존 LCC들은 '저비용'이란 명칭과 달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항공사(FSC)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또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등이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절반은 FSC…LCC 이름값 할까?

1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2017년 여름휴가철 성수기(8월 15일 기준) 김포~제주노선의 성수기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은 11만3200원, 아시아나항공은 11만9200원인 데 비해 LCC 항공권 값은 10만1200원부터 10만4100원이었다. FSC와 LCC 항공권 가격 차이가 9100~1만8000원인 셈이다. 이 탓에 '서비스는 간소화하는 대신 항공권 판매가격을 낮춰 수익을 내는' LCC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LCC가 이름값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업계에선 기존 LCC 대부분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의 자회사인 탓이라고 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FSC가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LCC를 보유하는 구조에선 가격경쟁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 3곳이 새로 면허를 취득하기 전까지 운영된 6개 LCC(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 중 절반인 3개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이들 FSC의 자회사다.

이에 비해 외국은 많은 항공사들이 경쟁하는 구조를 취한다. 실제 독일은 41곳, 영국은 27곳, 프랑스는 25곳의 항공사가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인구가 500만명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5개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은 인구가 한국의 절반가량인데도 항공사는 7곳이며,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태국은 10곳이다. 특히 국내 항공여객자 수가 2015년 8941만명에서 2017년 1억936만명으로 22.3%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신규 LCC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폭제 기대

신규 LCC 등장은 서비스 측면에서도 소비자의 편의를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기존 LCC들은 '가격인하'를 무기로 들고 나선 신규 LCC들에 대항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당장 제주항공이 오는 6월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전용라운지를 만든다. 에어부산은 일찍이 작년 9월 김해공항에 전용라운지를 열었다. 이스타항공은 최대 210석까지 배치할 수 있는 미국 보잉사의 B737-맥스 8 기종을 도입했지만 고객편의를 위해 189석만 배치했다.

아울러 강원 양양공항과 충북 청주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이용하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덕분에 해당 지역의 경제활성화도 기대된다. 플라이강원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입국수요를 강원 양양공항으로 늘려 강원도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강원도가 개항 후 현재까지 양양공항 유지에 투입한 혈세는 220억원을 넘는다. 플라이강원은 올해 4만5000명의 외국관광객을 양양공항으로 유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2년 102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LCC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물꼬를 튼 사례는 국내외에 적지 않다. 프랑스의 와인 주산지 보르드 옆 작은 도시 도르도뉴가 대표적이다.
이 도시에 LCC 라이언에어가 취항하면서 방문객이 연간 100만명가량으로 늘었고, 영국인 은퇴자타운이 생겼다. 지역 일자리 확대에도 신규 LCC가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로케이는 충북지역 항공관련 학과가 개설된 11개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어 향후 늘어날 자사의 객실승무원 등 필요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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