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남북교류협력땐 '북한선원 양성' 어떨까


일제 강점기에 해기사 양성기관으로 진해고등해원양성소가 있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으면서 약 40명으로 구성된 해원동맹이 군정 당국과 교섭해 같은 해 11월 5일 진해고등해원양성소 자리에 진해고등상선학교로 인가받아 해기사를 양성하게 됐다. 이것이 지금의 한국해양대학교 전신이다. 이후로 목포해양대학교, 부경대학교, 해사고등학교 등에서 연간 해양계 1400여명, 수산계 1000여명의 선원을 양성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많은 사람들이 해외송출선원으로 활약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1967년 337만달러를 시작으로 1977년 8833만달러, 1987년 4억6891달러에 달했다. 과거 우리나라 선원들은 육상직에 비해 4배 이상의 임금을 받았다.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거의 대부분 계약직이기 때문에 하선과 동시에 퇴직금을 받게 된다. 재승선하기까지 기간이 회사마다 달라 연봉의 개념에서 보면 육상의 일반직종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보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줄어든 내국인 선원 자리를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가 메우고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원들은 2015년 2만4624명으로 이 중 외항선 해기사가 2267명이다. 2016년에는 2만3307명으로 외항선 해기사가 2386명, 2017년 2만5301명으로 외항선 해기사가 2503명으로 매년 느는 추세다. 국적 선박의 부원들도 거의 전부 외국인 선원이다. 선장·기관장을 제외한 해기사도 외국인 선원이 상당 부분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원 고용에는 먼저 의사소통문제가 따른다. 동남아 선원들에 비해 한국선원의 영어 구사능력과 발음이 좋지 않아 장애가 되고 있다. 입·출항 등 비상시 대처에 애로를 겪고 있다. 다음으로 문화의 차이다. 국가별로 역사나 사회문화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전통적 상명하복인 선박사회에서 사소한 행동이나 말이 충돌을 일으켜 극한 사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동남아 선원의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도 고급 선원인 해기사가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서 해운산업을 일으켜 지금에 이른 것처럼 이들 동남아 선원들이 향후 강력한 경쟁자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 우수한 해기교육훈련시스템을 이용해 같은 언어와 역사, 민족성을 지닌 북한선원을 양성하고 이들로 외국인 선원을 대체하면 어떨까. 북한의 지하자원은 풍부하다고 하지만 좁은 땅에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도 우리나라처럼 인재양성이 경제발전의 가장 근간이며 미래발전에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상선선원은 상급자인 사관(해기사)과 하급자인 부원으로 구분된다. 사관은 고등교육기관에서 국제기준에 맞는 교육프로그램과 시설하에서 양성된다. 부원은 특별한 자격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단기 교육과정을 거치면 바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월 '제1차 선원정책 기본계획(2019~2023년)'을 수립하고 매년 200명씩 5년간 부원 1000명 신규 양성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도 부원을 지원하는 젊은이가 거의 전무한 것을 감안하면 실행 여부는 회의적이다. 북한은 주로 수산계 교육이 활성화돼 있고 해운계 교육은 나진대학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교육기관과 협력하면서 우리의 교육 훈련시스템과 노하우를 접목하면 짧은 기간 내에 글로벌 수준의 선원을 양성할 수 있다. 북한선원을 양성해 고용하면 외국인 선원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된 고급선원을 확보할 수 있어 국내해운업의 제2전성기를 구현할 수 있다. 주춤했던 선박관리산업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른 동질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산재하다. 이질적인 사고의 북한사람들을 어떻게 융합시키며 국제운수노조연맹(ITF)의 한국선사에 대한 조사, 국제노동기구(ILO) 근로자 인권조항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승환 한국해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