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현장을 가다]

'건축기술의 백미' 미래형 병원으로 싱가포르 신화 재현한다

(9) 쌍용건설 우드랜드 헬스 캠퍼스(Woodland Health Campus·WHC)
총 8000억 투입 1800병상 규모..싱가포르 최대 종합병원 건립
특수건축 전문가들 대거 참여..마리나베이샌즈 시공경험 살려
시설물 제작후 레고처럼 조립 등 복잡한 시공조건 기술로 충족

쌍용건설이 지난해 3월 수주해 시공하고 있는 '우드랜드 헬스 캠퍼스(Woodland Health Campus·WHC)'의 조감도와 공사 현장. 쌍용건설 제공
싱가포르 보건부(MOH)가 발주한 WHC는 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총 1800병상 규모의 미래형 종합병원이다.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이 될 WHC 건설에는 마리나베이샌즈를 시공했던 쌍용건설의 전문가들이 다시 참여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쌍용건설만의 기술력으로 33개월로 예정된 공기안에 WHC 시공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 제공
싱가포르 정부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물 '마리나베이샌즈(MBS)'는 세계 건축사에 남을 역작이다. 마리나베이샌즈를 시공한 쌍용건설의 전문가들이 다시 한번 싱가포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국제입찰을 통해 수주한 '우드랜드 헬스 캠퍼스(Woodland Health Campus·이하 WHC)' 건설공사를 위해서다. WHC 건설현장에는 MBS 건설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있다. 특수건축물 공사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이 뭉친 셈이다. 쌍용건설은 예정 공사 기간 안에 건설을 끝내 싱가포르에 한국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김석준 회장 영업전략도 주효

WHC는 싱가포르 보건부(MOH)가 발주했으며 총 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1800병상 규모의 미래형 종합병원이다. WHC는 종합병원과 커뮤니티병원, 노약자 보호시설, 호스피스 등의 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로 병상 규모로만 보면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인 셈이다.

쌍용건설은 WHC 시공의 리딩사로서 40%의 지분(약 3200억원)을 보유하고 대우건설, 현지업체인 코 브로더스(Koh Brothers·20%)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 공사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일본의 최고 건설사인 시미즈(Shimizu) JV와 오바야시(Obayashi) JV를 제쳐 건설한국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와 관련, 쌍용건설 관계자는 "WHC 수주는 국내 업체간 JV 구성을 통해 저가 경쟁을 피하고 현재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5건의 대형 병원공사를 독식하고 있는 일본 업체를 기술평가에서 따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이 WHC 공사를 수주한 것은 차별화된 대안설계 및 공법 제시와 국내외 병원 시공 실적이 꼽힌다. 또 싱가포르에서만 6000만 인시 무재해를 기록 중이고 해외에서 총 1억2000만 인시 무재해를 이어 온 안전관리 능력도 공사수주의 또 다른 배경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김석준 회장이 직접 모든 평가미팅에 참석해 발주처의 기대치를 파악하고 발주처와의 CEO 급 정례 미팅 제안과 3자 JV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등 맞춤형 영업전략을 펼친 것도 WHC공사 수주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미래형 병원 짓는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병원을 미래형 병원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WHC에 최첨단 의료장비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병원 전체에 들어갈 설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선 콘센트 위치 하나도 정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가 '악몽(nightmare)이 될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엄청난 물량의 설계 변경이 예정돼 있다. 새로운 장비가 정해질 때마다 이를 반영해 설계를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원 시공의 또 다른 문제는 병원 건축물 대부분을 사전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사 현장에는 40억 원을 투입해 100개가 넘는 병원 전체 시설의 각 부분을 실물 크기로 만든 모형(mock-up)들이 별도 공간에 설치했다. 모형을 만들기 어려운 부분은 가상현실(VR)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WHC 병원장 내정자와 병원 관계자 등이 방문해 각 방의 디자인과 자재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 이를 반영해야 해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기존보다 더 좋은 장비나 새로운 제품이 나와 변경될 경우까지 고려하면 건축물의 사전제작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도 공정관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시공조건, 기술력으로 돌파

건축공사의 백미라고 불라는 병원은 방마다 수술실, 병실, 진료실 등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시설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이 쌍용건설측의 설명이다. 아파트에는 방이나 거실 등에 들어가는 시설물이 전기, 난방 배관 등으로 일률적이면서 단순한 반면, 호텔이나 병원은 방마다 들어가는 시설이 훨씬 복잡해서다.

특히 지진발생시에는 첨단 의료 시설의 작동이 멈춘다거나 오작동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병원은 내진 설계로 시공된다. 지하 2, 3층에 전쟁 등 위험 상황을 대비한 대규모 벙커도 설치된다. 또 스위스 방위 규정을 적용해 전시에도 핵심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는 최대 두께 1.6m의 벽체와 최대 22톤의 방폭문까지 설치된다.

쌍용건설은 이런 어려운 여건에도 기술력으로 묵묵히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공사기간은 33개월이다"면서 "종합의료시설인 탄톡생병원(1211병상)과 싱가포르 인구의 35%가 태어나 싱가포르인의 요람으로 불리는 K.K.병원(825병상) 신축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예정 공사 기간 안에 시공을 마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