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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건설사들 얼마나 어렵길래···곪아가는 상처 드러낸 대형건설사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1 09:37

수정 2019.03.11 14:54

플랜트, 토목 등 국내외 수주 확 줄어들면서 인건비 절감 등 구조조정 직면 
업계 "대형건설사가 이 정도인데···건설산업 구조조정 태풍부는거 아니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이 얼마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달간 유급휴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홍역을 겪고 있다. 국내외 수주환경이 악화되면서 플랜트, 토목 등 현장인력 간 이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추진한 유급휴가 방안이 외부에 구조조정 일환으로 비쳐지면서다.

11일 국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7일 본부장과 직책을 맡고 있는 직원(부장, 팀장 등)을 제외한 본사 정직원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연말까지 1개월간(본부장 승인때는 2개월도 가능) 기본급의 70%만 지급하는 유급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가 돌연 철회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토목부문 등 국내외 수주가 계속 줄면서 현장에서 돌아 온 사람들이 갈 곳이 없다보니 해당 본부만 실시하기 보다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모든 직종에 관계없이 시행하기로 한 것"이라며 "원래 3월 8일까지 유급휴가 신청을 받아 4월1일부터 순차적으로 전격 시행하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일부 내부에서 불만이 계속 터져나오고 이같은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안좋은 영향이 올 것으로 생각해선지 돌연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내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등 장기휴가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직원들의 리프레쉬 차원에서 일부 검토했던 것이지 구조조정을 위한 유급휴가는 전혀 아니었다"며 "외부에 모양새가 이상하게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8년 매출이 전년보다 0.9% 감소한 16조7309억원, 영업이익은 14.8% 줄어든 84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 2월 말 플랜트 사업본부를 인천 송도로 통째로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철회했다. 해외사업 부진으로 직원들이 남아돌자 현재 서울 종로에서 있는 사무실 유지비용도 아낄 겸 이전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천 송도가 아니라 지방의 한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에서 먼 곳을 옮기게 되면 서울에서 이동해 근무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퇴사로 이어져 여러가지 경영적인 면에서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술인력 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을 검토하고 일부는 떠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태풍은 최근의 일 만은 아니다.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수년전부터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2000명 안팎에 달하는 직원을 줄인 상태다.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건설현장에서 수주물량이 거의 반토막 수준까지 줄어든데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건설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복지예산에 쏟아부으면서 대형 공사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던 신규 분양시장도 크게 쪼그라들면서 점점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짜여져 있고 모든 면에서 제일 잘 한다는 현대건설이 유급휴가를 추진했었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라며 "조만간 다른 건설사들까지 구조조정 한파가 몰려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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