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조선 인수하는 현대重,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시기상조'

뉴스1

입력 2019.03.13 07:01

수정 2019.03.13 09:50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자료사진) 2017.6.29/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자료사진) 2017.6.29/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인수 이슈로 군산에 관심 적어질 것이란 우려 나와
현대重 여전히 '시기상조' 입장 재가동 시점 예측 불가해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절차를 밟으면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가능성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인수로 인한 '규모의 경제' 여하에 따라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예컨대 대우조선 인수로 향후 현대중공업의 수주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군산조선소도 물량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현재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바 없으며, 재가동을 위한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울산조선소의 도크도 100% 가동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감을 군산조선소에 배정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충분한 일감확보가 이뤄지기 전까지 군산조선소를 조기에 재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계속해 밝혀왔다. 또 군산조선소를 조만간 재가동 하지 않을 것이라 해석될 만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먼저 올해 초에는 군산조선소에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산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동서발전이 발전사업 허가 신청을 취하했고 사업이 중단됐다.

더불어 군산소방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군산조선소 내 일부 위험물제조소에 대한 '휴지'(休止) 연장 신고를 했다. 최초 휴지 기간은 2017년 7월1일 이후 1년간이었지만 이번 연장으로 무기한으로 늘어났다.

전라북도와 군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군산조선소 재개를 위해 현대중공업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 진행 중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지난해 말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군산조선소를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송 지사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그룹 부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전북도는 조선업 경기가 차츰 회복됨에 따라 2020년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획에 따라 전북도는 올해 안에 군산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배정받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재가동이 가능하도록 현대중공업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지난 1월말 돌연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인수로 이슈가 몰리면서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는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군산시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개에 관련해 소홀히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합병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수주 물량이 늘 수 있고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도 "1조2000억원을 투입한 군산조선소를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두는 것은 현대중공업으로서도 큰 손해다. 지금도 수십억원의 관리비용이 쓰이고 있다"라며 "지역의 일자리 유지 차원에서 지속해서 현대중공업에 재가동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조선소의 재가동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2~3년치의 일감을 확보해야만 협력사들을 다시 모으고 본격적으로 선박 건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섣불리 조선소를 재가동했다가 다시 가동이 중단되면 그때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0년 준공된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7년 7월1일 가동이 중단됐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일감 부족이 원인이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