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칼럼]

에너지 자립의 꿈

고희범 제주시장

고희범 제주시장

제주시는 에너지 자립을 꿈꿉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에너지 낭비를 없애는 한편, 에너지를 절약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육지부에서 생산되거나 운송된 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다는 꿈입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대국인 우리나라는 온실가스의 ‘재앙’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았습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7%를 감축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보다 조금 더 큰 포부를 밝혔습니다. 정부와 동일한 기간에 최대 60%의 온실가스를 줄여 탄소 없는 섬을 만들겠다는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계획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주의 상황은 그 꿈과는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300~400MW(메가와트)의 전력이 매일 해남과 진도에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제주로 공급됩니다. 도내 3개의 화력발전소에서는 중유 등을 이용해 853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전력소비량은 2018년 12월 말 기준 1,318MW입니다.

앞으로 삼양화력발전소(240MW)와 내년 준공되는 화순화력발전소(150MW)는 복합발전으로 운영되지만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으로 바뀌게 되면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와 각종 기계, 과수원의 비닐하우스와 가정의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휘발유, 경유, 등유, LPG 등 화석연료는 98만6천 TOE(Ton of Oil Equivalent, 원유 1톤이 발열하는 칼로리)에 이릅니다.

제주도가 이미 지난 2012년에 마련한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 계획의 핵심은 △4.3Gwh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설비로 전력수요의 100%를 감당하고 △37만7천대의 전기 자동차를 보급하여 탄소 배출 없는 교통 인프라를 만들고 △도 전역의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화로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 에너지 사용 효율화, 에너지 절약을 온실가스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제주시는 제주도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계획에 맞춰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시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에너지 자립마을’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기존 화석 에너지와는 달리 생산 밀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로 생산하고 자급적으로 사용하는 분산형 관리가 적합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러한 특성에 마을공동체라는 관리체계를 결합하여 지역 주민의 주도 아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유통·관리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올해 5개의 에너지 자립 마을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시 전역으로 확대하여,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와 주민 주도의 에너지 생태계 구축이라는 정책 목표를 연차적으로 구현해 나갈 계획입니다.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위해 ‘제주형 제로에너지하우스’의 도입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로에너지하우스는 단열과 기밀을 통해 외부로 새어나가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패시브)하고 그와 동시에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액티브)하여 ‘0’에 가까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축물을 말합니다. 특히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건물 벽 바깥에 단열 설비를 설치하는 외단열 방식을 채택하고 단열에 가장 취약한 창문도 완벽하게 단열이 되도록 하는 자재를 사용합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벽 자체가 열을 차단할 수 있도록 기밀이 철저하게 보장되도록 처리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 시의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제주시에서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의 30.6%를 차지합니다. 이는 제주시의 모든 건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만들 경우 도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0.6%를 스스로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제주형 제로에너지 도입 기준’을 마련하여 올해부터 모든 공공 건축물, 즉 읍면동 청사나 경로당, 청소년 문화의 집 등 제주시가 신축하거나 리모델링 하는 모든 건물을 제로에너지하우스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점차적으로 민간 부분까지 확대해서 30.6%의 에너지 자립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 입니다.

화석연료는 인류 문명의 총아였습니다. 그러나 그 폐해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둔갑했습니다. 화석연료가 만들어낸 온실가스는 대기를 가득 채우면서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어 재해를 일으키고 환경을 변화시켰습니다. 다양한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종적을 감추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온실가스’는 이제 국제사회가 공감 하는 ‘재앙’이 되었습니다.
지구의 시계는 지금 ?시를 가리키면서 종말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제 에너지는 인류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제주시가 꾸는 에너지 자립의 꿈은 먼 미래를 향한 여유 있는 바람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