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IN]

현장감식부터 테러 대처까지… 지구촌 곳곳에 ‘치안 한류’

해외서 빛 발하는 한국 과학수사
해외 발생 한국인 상대 범죄 소탕.. 신원확인·증거분석 등 맹활약..자연재해·테러 등에서도 큰 역할
전문교관 파견 현지경찰에 전수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모처에서 한국인 선교사가 괴한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들은 피해자의 신원 확인부터 현장감식,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적지 않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 경찰은 즉시 경찰청 소속 과학수사 요원들을 파견했고, 이들은 과학수사 역량을 바탕으로 용의자 검거에 공을 세웠다.

필리핀 교민을 상대로 발생한 범죄 해결을 위해 파견된 한국의 과학수사요원들이 현지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 과학수사 교관들이 현지 경찰을 상대로 과학수사 기법을 강의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해외 교민이나 해외 여행객 등 해외 체류 한국인의 수가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사건·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967명 수준이었던 한국인 범죄 피해자 수는 2017년 기준 1만2529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피해자 수는 4만103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상대 범죄 '꼼짝 마'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 경찰이 자국민들을 상대로 한 범죄 소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심에는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소속 해외파견 과학수사 요원들이 있다.

해외파견 과학수사 요원들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남미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국민 수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필리핀에만 과학수사 요원을 12차례 파견해 사건 해결에 이바지했다. 모두 한인들을 상대로 한 강력사건들이었다.

이들의 역량은 국내에서도 빛을 발한다. 해외로 직접 가지 않더라도 현지 경찰이 보내온 DNA(유전자)자료를 국내에서 분석해 수사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상대 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의 신원 파악 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경찰의 신속한 대처가 범죄 해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공조를 통해 DNA 자료를 확보한 이후 24시간 내에 신원을 파악, 현지 경찰에 전달하는 '긴급감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과학수사관리관은 해외여행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변사 등 사건·사고 발생 시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위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연재해 속에서도 제 역할

해외파견 과학수사 요원들은 범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대형 테러 등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은 '재난 현장 신원확인팀'을 구축, 사망자가 20명 이상인 대형 재난에 대한 대응 체계도 마련했다. 평상시에는 재난 희생자 신원확인 협의체라는 이름으로 7명의 요원들로 구성되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경찰청과 국과수에서 추가인력을 보충해 총 86명으로 구성된 신원확인팀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꼭 한국인 피해자가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인터폴(국제 경찰)이 협조를 요청한 사건 분석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경찰의 과학수사력을 현지 경찰에 전수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해외 경찰과의 과학수사 협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각국 경찰의 과학수사력을 증진하고 한국 과학수사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경찰청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바레인과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등 총 8개국에 22회에 걸쳐 과학수사 교관들을 파견했다.

이들로부터 과학수사 기법을 전수받은 현지 경찰은 "한국 과학수사는 섬세하면서도 정확하다"며 전문 교관파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