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먹었는데 임신, 유전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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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먹었는데 임신, 유전자 탓(?)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피임약을 빠트리지 않고 잘 먹었는데도 임신이 되었다면 유전자 탓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아론 라로위츠 박사 연구팀은 특정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피임약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CNN 뉴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CYP3A7*1C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여성은 피임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없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변이유전자는 임신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급속히 분해하기 때문에 피임약을 먹어도 임신을 막기 어려운 수준까지 호르몬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특히 저용량(low-dose) 피임약을 사용했을 경우 임신이 되기 쉽다고 한다.

CYP3A7 유전자는 임신 초기에 모든 태아에서 발현돼 CYP3A7이라는 단백질을 만들지만, 곧 발현 스위치가 꺼지는데 이 유전자가 변이된 여성의 태아는 이 유전자의 스위치가 영구히 꺼지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3년 동안 저용량 피임약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에토노게스트렐 임플란트(etonogestrel implant)를 피부밑에 심은 여성 350명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통해 CYP3A7*1C를 포함,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이와 함께 혈중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들 중 5%가 CYP3A7*1C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었고 그중 28%가 혈중 에토노게스트렐 수치가 목표치인 90pg/ml(밀리리터 당 피코그램) 이하였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이 임플란트를 심은 지 오래된 여성일수록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

이 임플란트에는 여분의 호르몬이 충분하기 때문에 피임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용량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이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피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 온라인판(3월 12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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