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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현미경] '조선 빅2 재편' 수혜주는 현대重지주·삼성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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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3.16 07:05

수정 2019.03.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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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조선해양 "장기적으로 봐야"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이 빅2(Big2) 체제로 개편된다. 이번 빅딜은 조선산업 구도로 보면 '내부경쟁 완화를 통한 수주 협상력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이번 빅딜 관련 부담에서 제외된 삼성중공업이 업종 경쟁 구도 재편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8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로 거느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로 출범하는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로 오르며 현재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은 종속 회사(상장사)로 남고,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신설 회사로 비상장사가 된다.

KDB산업은행은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전량(55.7%)을 현물 출자하고 그 대가로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받는다. 한국조선해양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에 1조5000억원을 출자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유상증자 1조2500억원과 자체자금 2500억원으로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 재원 1조5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 지분 31.67%를 보유하게 되는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 유상증자에서 4000억원가량을 부담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평가한다.

◇현대重지주, 경영 효율화 완성…삼성重, 해양수주 모멘텀 기대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수혜주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지주를 꼽았다.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해 목표주가 1만6000원과 50만원,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각각의 15일 종가인 9170원과 35만1000원보다 74%와 42%씩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해 Δ인수과정에서의 현금 유출이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고 Δ조선 중간 지주 설립으로 조선·중공업·정유·화학·친환경 등 부문별 경영 효율화가 완성되며 Δ주주 친화적 정책 확인을 통해 컨트롤 타워 입지가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삼성증권은 Δ인수구조 발표 후 주가 흐름 Δ견고한 배당 Δ최근 정제마진 반등세 등이 현대중공업지주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복잡한 본 계약 과정,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증자, 그룹 자금 지원, 기술적 주가 변동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중공업은 업종 재편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 재편에 따른 장기 수혜 여부에 여전히 이견이 없고 상반기 해양수주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쟁 구도 재편을 통해 위치가 견고해질 뿐 아니라 LNG발 빅사이클(Big Cycle)과 해양시황 회복의 수혜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전 세계 상선 발주량이 300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지만 조선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한영수 연구원은 "조선산업은 월간 단위로는 발주량 변동 폭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최근 2개월 수치만으로 올해 시황을 부정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선박 발주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상선 시황 전반과 달리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선 부문의 수요가 견고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카타르, 모잠비크 등 대형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LNG선 발주 호황은 올해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최선호 주는 삼성중공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이 장기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입지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重·대우조선해양 주가 당분간 '우울'…2020년 이후 수혜 예상

반면 계약 당사자인 현대중공업(물적분할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주가 전망은 당분간 어두운 편이다. 현재 양사는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실사, 국내와 해외 이해 당사국들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인수 합병 완료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단기적으로 어려움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슈가 부각된 1월31일 현대중공업의 종가는 13만8500원이었지만 15일 종가는 이보다 6.49% 하락한 12만9500원이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20.94% 떨어졌다. 삼성증권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각각 15만6000원, 3만2000원으로 내려잡고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 재원 1조5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주가 희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수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산은의 주식교환, 신설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된 후에나 진행된다"며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 역시 "현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계량화하기에는 이르다"며 "한국조선해양의 정관상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관련 무역업과 기자재 제조업, 엔지니어링 등이 사업목적에 추가된 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땐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번 분할만으로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KB증권은 노조 반발과 기업결합심사를 남은 과제로 꼽았다.
정동익 연구원은 "본계약 체결 당시 양사 노조원들의 상경 집회에 이어 부분파업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면파업 등으로 확대되면 생산 차질과 이에 따른 지체배상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해 관계국들의 기업결합심사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최종 성사된다면 구매, 연구개발, 중복투자 제거 등의 관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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