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스포트라이트. 체류 외국인 Live Together]

"중국 동포도 우리 이웃… 진심으로 다가가니 불신 거둬"

1. 외사범죄정보관의 하루
‘베테랑’ 강용원 서울 구로署 경위..외국인범죄 첩보수집 등 치안 활동
비자 등 체류 관련 문제도 도움줘
"韓사회 겉도는 일부 동포들 문제..적응 문제일 뿐 혐오 대응 말아야"

강용원 서울 구로경찰서 외사범죄정보관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순찰하고 있다. 사진=이진혁 기자
"매일 중국 동포와의 식사 자리가 일상입니다"

서울 구로경찰서를 나서는 강용원 경위의 수첩에는 중국 동포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다. 그는 전날 만났던 중국 동포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또다시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강 경위는 구로지역의 외국인 범죄 동향을 살피는 외사범죄정보관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외사범죄정보관은 외국인범죄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다양한 치안 활동을 하는 경찰관이다.

전국에 25명뿐인 외사범죄정보관 중에서 강 정보관은 2009년 도입 당시부터 활약한 1세대 베테랑이다.

■동포 이해 위해 어학연수까지 다녀와

지난 15일 오후 1시 20분, 강 정보관은 구로경찰서 인근 한 카페에서 중년 남성을 만났다. 그는 중국 동포 단체 간부다. 강 정보관은 그를 보자마자 중국어로 안부를 물었다. 그는 강 정보관에게 대림동 인근에 한국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동포를 대상으로 사기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남성은 "강 경위로 인해 경찰에 불신을 가지고 있던 중국 동포들이 현저하게 줄었다"면서 "주말에도 동포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준다. 진심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강 정보관은 범죄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체류 문제와 관련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주고 있다. 이날도 한 행정사무소를 방문한 강 정보관은 비자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 동포에게 법적 절차를 설명하기도 했다.

강 정보관이 중국 동포 사회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관련 사건을 맡으면서다. 올해로 33년째 제복을 입고 있는 그는 구로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하며 중국 동포들의 문제를 접했다.

당시 중국 동포들은 한국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컸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 정보관은 2003년 동포와 경찰의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동포들이 국내 치안 체계에 녹아들도록 노력했다. 그는 중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2007년 심양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중국 동포도 우리와 다를 것 없다"

진심은 통한다고, 처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던 중국 동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 정보관을 이웃이자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만난 한 휴대폰 가게 주인도 "강 정보관은 묵묵하게 우리의 고충을 들어준다"며 "가끔 경찰이 정말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했다.

강 정보관의 진심은 업무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2016년 강 정보관은 중국 동포로 부터 첩보를 입수했다.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오른 유명 외국인 DJ가 GHB(소위 물뽕)을 밀반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강 정보관의 기지로 4L의 GHB를 밀반입하려 했던 DJ는 경찰에 붙잡혔다.

오후 3시. 남구로시장은 평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젊고 활기찬 동네'라고 강 정보관은 운을 띄웠다.

그는 "일부 국민들은 동포 사회를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그저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일부 동포들이 한국 사회에 겉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강 정보관은 중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입국한 20대 '중도입국자'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성공한 부모 세대를 따라서 온 친구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면서도 "이는 '적응'의 문제이지 '혐오'로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강 정보관은 "나라별로 법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관련 기관의 교육이 필요하다. 어쩌면 외사범죄정보관의 가장 큰 역할 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