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빙 디자인 강자를 만나다]

"차 무쇠 부품 만들던 기술력으로 최고의 무쇠 주방용품 만들 것"

변재욱 대한특수금속 대표

어마어마한 무게에도 맛과 건강을 한 번에 잡는다는 입소문 덕에 무쇠로 만든 주방용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무쇠 냄비, 무쇠 팬 등 우리나라 무쇠 주방용품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초기에는 프리미엄 열풍을 타고 스타우브나 르크루제 등 외국산 제품들이 무쇠 열풍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마미스팟, 안성주물 등 토종 브랜드들도 합류했다. 옛날 가마솥을 만들 듯 소형 공장에서 수작업한다.

최근 무쇠 주방용품 시장에 무쇠 부품 등을 만들던 기업간거래(B2B) 기업이 뛰어들었다. 변재욱 대표(사진)가 운영하는 대한특수금속이다.

대한특수금속은 1973년 설립돼 자동차와 선박 부품류를 제조했다. 대기업 중공업 계열사의 1차 벤더, 자동차 대기업의 2차 벤더 등 잘 나가는 B2B 기업이었다. 연 매출액이 500억~600억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선박 등 전방산업이 고꾸라지면서 매출액은 300억원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 주물 주문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은 이제 무쇠 부품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자동차로 재편되고 있다.

변 대표는 살 길을 찾아야 했다. 그렇다고 가업이었던 '뿌리산업'을 포기하긴 싫었다. 그렇게 찾은 게 주방용품 시장이다. 대한특수금속은 2016년 '무쎄'라는 이름으로 무쇠 주방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전면적인 업종 전환은 검토하지 않았다. 가업을 포기할 수 없었기도 하지만 200명에 가까운 식구들을 먹여살려야 했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제조라인을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을 찾던 중 주물 주방용품 시장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쎄는 시기를 잘 탔다. 마침 무쇠 주방용품 시장이 커지고 있었다. 2016년 11월, 변 대표는 무쎄 론칭 채널로 홈쇼핑을 택했다. 무쎄는 무쇠 주물임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구성으로 4회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변 대표는 "19만원짜리를 1만5000세트 팔았으니 매출로만 30억원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낮은 마진율에, 홈쇼핑 브로커로부터 사기까지 당하면서 홈쇼핑을 접게 된다. 변 대표는 이후 자체적으로 코팅 공장을 갖추고, 인터넷 자사몰을 준비하는 등 전열 정비에 나섰다.

그러던 중 대한특수금속의 납품사였던 포스코에서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포스코가 50주년을 맞아 임직원을 위한 선물로 무쎄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무쎄는 기념품 최종 3개 중 하나로 낙찰돼 전체 5만개 중 1만5000개를 수주했다. 변 대표는 지난 해 포스코 건으로만 약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냈다.

변 대표의 꿈은 무쎄를 대한민국 대표 무쇠 주물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위 '대박' 건이 없어도 안정적 매출을 내는 브랜드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현재 무쎄 공식몰의 평균 월매출은 7000만원 가량이다.

무쎄는 전공을 살려 주방용품 B2B도 한다. 변 대표는 "식당에서 쓰는 불판 등 무쇠제품 제작을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식의 '무쎄 비즈니스' 채널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