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與 광주·전남 의원은 왜 '5·18 서훈 결의안'에 빠졌나

뉴스1

입력 2019.03.21 09:51

수정 2019.03.21 09:51

지난 2월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5.18 학살·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자유한국당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광주 시민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9.2.23/뉴스1 © N
지난 2월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5.18 학살·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자유한국당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광주 시민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9.2.23/뉴스1 © N

송갑석·서삼석 등 결의안 불참
"한국당·극우세력 역공의 빌미"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은 왜 '5·18 민주화운동유공자 서훈 촉구 결의안'에 동참하지 않았을까.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광주 서구을)은 20일 국회의원 50명의 서명을 받아 '5·18민주화운동유공자 서훈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의원들은 결의안에서 "국회는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와 민간인 살상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광주민주화운동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뿌리임을 확인한다"며 "5·18 희생자들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1980년 5월18~27일 광주와 전남 일대에서 계엄군과 싸우다 희생된 열사들에 대한 서훈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도 5·18에 대한 일부 몰지각한 세력의 의도적인 왜곡, 날조가 이뤄지는 가운데 열사들에 대한 서훈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서훈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 결의안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무소속 의원 등이 동참했다.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둔 18명의 국회의원 중에서는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무소속 의원 등 14명이 뜻을 함께 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송갑석(광주 서구갑)·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이개호(전남 담양군 함평·영광·장성) 의원, 무소속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은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이정현 의원의 경우 정치성향을 고려할 때 결의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이 빠진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천 의원 측에 따르면 3월 초 '5·18 유공자 서훈 추진' 결의안에 동참해달라는 '친전'을 각 의원실에 돌렸다.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의원실에는 지난 18일에도 참여 여부를 재확인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3명의 의원은 결의안이 자칫 자유한국당이나 보수 세력에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원 3명의 '5·18 망언' 등에 적극 대응하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에 정치적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결의안에 대한 5·18 관련 일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한국당이나 극우 보수단체에 5·18 유공자를 공격할 핑곗거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불참이유를 설명했다.


민주평화당 측은 "5·18 망언 규탄과 진상조사위 출범 등에 대해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평화당은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서훈 추진 결의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결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전국적 이슈로 등장한 5·18을 정치적으로 선점하기 위해 '불협화음'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결의안에는 권은희, 김경진, 김광수, 김동철, 김두관, 김병기, 김종대, 김종회, 박범계, 박정, 박주선, 박주현, 박지원, 박찬대, 서영교, 설훈, 손금주, 손혜원, 송영길, 심상정, 안호영, 원혜영, 유성엽, 유승희, 윤소하, 윤영일, 이동섭, 이석현, 이용주, 이용호, 이정미, 이종걸, 이철희, 이춘석, 인재근, 장병완, 장정숙, 전혜숙, 정동영, 정성호, 정인화, 정춘숙, 조배숙, 주승용, 천정배, 채이배, 최경환, 최도자, 추혜선, 황주홍 의원 등 5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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