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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경두개 직류자극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1 14:52

수정 2019.03.21 14:52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가 이명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가 이명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귀에서 '삐~'소리나 벌레 우는 소리, 바람 소리, 기계 소리, 휘파람 소리, 맥박 소리 등 다양한 종류의 소리가 들리는 것을 이명이라고 합니다. 이명은 외부로부터 청각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12세 이상 인구의 20% 이상, 60대 이상 인구 3명 중 1명이 겪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내이질환, 중이염, 외이도염 등 귀 내부적인 문제나 스트레스, 피로 등 외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뚜렷한 발생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명을 느낀다면 먼저 청각 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이비인후과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흔한 외이도의 귀지, 이물, 삼출성 중이염도 경한 난청과 이명을 동반할 수 있는데 문제가 해결되면 이명이 손쉽게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명의 원인을 알 수 없을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이명을 완화하는 치료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나 소리치료, 음악치료, 전기치료, 상담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또 상담을 통해 이명관리에 필요한 주의사항과 습관을 교정하는 이명재훈련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경두개 직류자극술'이 이명 불편감을 대폭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는 21일 "재앙에 해당할 정도의 극심한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호전도가 비교군에 비해 3.4배 이상의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며 "만성 이명 환자의 치료율을 높이는 새로운 대안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1년간 총 70명의 이명 환자 중 26명의 만성 이명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치료, 소리치료, 보청기치료 등 일반적인 치료법과 함께 전전두엽을 자극하는 경두개 직류자극술을 시행했습니다. 이후 이명에 따른 기능, 정서, 재앙 등 3개 영역 총 25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명 평가 설문지(THI)를 활용해 일반적 치료만 받은 44명의 환자군과 치료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경두개 직류자극술을 병행한 환자의 호전도가 일반적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경두개 직류자극술은 직류 전류를 두피에 흘려 뇌를 자극하는 치료기술입니다. 현재 우울증, 만성통증, 파킨슨병,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명 환자의 경우 의도적으로 주변 소리를 켜놓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조용한 상태가 되면 소리가 더 잘 들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녹음기, 라디오 등을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켜 놓습니다. 이명이 안 들릴 정도로 너무 크게 켜놓는 것보다는 이명은 들리지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켜 놓도록 합니다.
또 이명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이명 치료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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