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기, 미국서 대기정화법 위반 민사소송 피소

현대건설기계 울산 공장. © News1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까지…막대한 벌금 부담 질 수도
"벌금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도 수입 판매 계속해"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미국에서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맞지 않는 엔진을 판매한 혐의로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에 피소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15일 현대건설기계 미국법인(HCEA's)과 현대중공업이 미국 내 대기정화법(Clean Air Act)을 위반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했으며 HCEA's는 현대건설기계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미 법무부는 HCEA's가 미국 내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변경돼 기존 엔진의 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사전에 구형 엔진을 구입해 비축해 두는 방식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인증받지 않은 엔진과 이 엔진들이 탑재된 장비를 수입,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미 법무부는 HCEA's가 엔진을 변환하는 기간에 규정을 준수하지 못하는 엔진을 일정량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의 '이행 프로그램'(transition program)에 참여했지만 허용된 수를 초과해 수입하거나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HCEA's는 자신들이 고용한 컨설턴트가 규제를 초과하는 엔진을 지속해서 수입하면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장비의 수입과 판매를 계속했다. 또 HCEA's의 북미 판매 담당은 직원들에게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법원에 HCEA's가 규제에 맞지 않게 판매한 엔진과 이 엔진들이 탑재된 장비에 대해 1대당 최대 3만7500달러의 벌금을 청구했다. 현재 현대건설기계 측은 해당 기간 내 미국지역에서 판매된 엔진 대수와 배출기준을 위반한 엔진 대수를 묻는 질문에 "공개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2013년 6월 HCEA's은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민사소송이 제기되면 최대 6700만달러(약 753억원)의 벌금을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2013년 6월 이후 추가적으로 판매된 엔진 등을 고려할 때 벌금 액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외신은 현대건설기계가 '민사상의 무거운 벌금에 직면했다'( face hefty civil fines)고 표현했다.


현대건설기계 측은 새롭게 진행되는 민사소송에 대해 "공식적으로 소장을 송달받지 못한 상태로 현시점에서 이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기계는 같은 혐의로 형사소송에 피소돼 지난해 11월 195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현대건설기계는 "관련 규정에 대한 오해와 실수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현재는 배출 기준을 충족해, 향후 미국 수출의 영향은 없을 것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