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노동자 "대우조선 인수합병 졸속…정부가 거제 외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열린 '재벌 특혜, 밀실야합 잘못된 대우조선매각 중단을 위한 거제시민 청와대 상경 투쟁 집회'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상기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열린 '재벌 특혜, 밀실야합 잘못된 대우조선매각 중단을 위한 거제시민 청와대 상경 투쟁 집회'에서 재벌특혜라고 적힌 얼음을 깨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

"자생력 확보 중…갑자기 매각돼 실업자 생겨날 것"
"현대중공업, 핵심기술 빼갈 것…거제 경제 수렁"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과 거제 시민들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며 청와대에 항의서한과 서명을 전달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과 거제 시민 700여명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역경제 말살하는 졸속매각 중단하라", "거제시민 하나되어 대우조선 지켜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매각 저지 투쟁을 벌였다.

박광호 대우조선매각반대를위한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거제범시민) 공동대표는 이날 연대발언을 통해 "조선 경기가 살아나고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희생과 노력으로 대우조선의 자생력이 확보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갑자기 매각이 왜 진행되는지 의문"이라며 "대우조선 매각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제에 있는 협력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라고 매각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광제 거제범시민 공동집행위원장은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핵심 기술들을 모두 속속 빼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대우조선의 수주경쟁력은 바닥을 치게 될 것이고 조금씩 나아지게 된 거제 경제는 다시 수렁에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위원장도 "하필이면 동종사인 대기업 현대자본에게 팔아넘기느냐가 가장 문제"라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 조선이 3년째 흑자를 보고 있는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정부와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대우조선을 헐값에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밀실야합', '재벌특혜', '졸속매각' 문구를 새긴 얼음을 쇠망치로 깨뜨리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3시22분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까지 행진했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후 신상기 대우조선노조 지회장 및 노조와 시민 대표 4명은 대우조선 매각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과 5만여명의 시민 및 노동자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실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8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본계약이 체결되면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로 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