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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강 적신호… 한은'경기위축 방어'로 무게추 옮긴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4 17:21

수정 2019.03.24 17:21

0%대 물가에 수출은 줄고…
경기 가라앉고 있다는 신호 해석..반도체 쇼크에 수출 3개월째 감소
'가계대출→경기부양' 선회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로 돌아서 韓·美 금리역전차 우려도 감소..경기하강 막을 물가관리 필요성
경기하강 적신호… 한은'경기위축 방어'로 무게추 옮긴다

경기하강 적신호… 한은'경기위축 방어'로 무게추 옮긴다

경기하강 적신호… 한은'경기위축 방어'로 무게추 옮긴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무게추'가 옮겨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한은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양대 책무 중 '금융안정'을 우선하는 행보였다. 지난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한 이유도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 들어서 바뀌고 있다. 낮은 물가와 수출둔화로 경제부양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0%대를 기록 중인 물가는 경기가 그만큼 가라앉고 있다는 의미여서 경기하강을 막기 위한 한은의 정책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3조8000억원(5.8%) 증가했다. 규모로 사상 최대치다.

다행스러운 점은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다. 지난해 4·4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5.8%를 기록해 지난 2014년 2·4분기(5.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두 차례 금리인상이 금융안정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한·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불균형 우려에서도 당분간 자유롭게 됐다.

한은이 이처럼 금융불균형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면서 앞으로 경기상황에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안정과 달리 경기지표들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경기 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물가상승률이 올 들어 2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1월 2%를 넘었던 물가상승률은 12월 1.3%로 하락했고 지난 1월과 지난달에 각각 0.8%, 0.5%로 더욱 낮아졌다. 수요측 물가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 근원물가도 1%대 초반에서 횡보 중이다.

수출에서도 지난해 12월 -1.2%를 시작으로 지난 1월 -5.8%, 2월 -11.1%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에도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지난해 경기부진이라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물가는 1%대 중반, 수출액으로는 전년 대비 5.5% 늘어나는 등 지표상으로는 견조한 경제성장을 보였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은 입장에서도 금융안정보다는 경기하강을 방어하는 업무가 더 시급한 현안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한은이 당장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1일 출근길 기자들에게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것이며 금리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이 기대하는 부분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과 하반기 수출 중심의 경기반등으로 보인다.


연초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처럼 9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될 경우 경기하강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예상대로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반등하면 다시 수출에 의한 경기부양도 가능하다.
반대로 추경과 수출 반등이 현실화되지 못하면 금리인하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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