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유망 중기·스타트업 '와이픽']"우리 집 욕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호텔급 관리 받으세요"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4 18:03

수정 2019.03.24 18:03

이웃벤처
전담자 지정·한달 단위로 계약..서비스 재이용률 63% 달해
현재 65개 단지 욕실청소 서비스 ..내년 1천개 단지 매출 90억 목표
지난 2017년 6월에 창업한 '이웃벤처'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생활혁신형 스타트업'이다. 회사가 설립된 경기도 안양시에서 보육과 지원을 받기 시작한 이웃벤처는 지난해 7월 벤처 투자상담 토크쇼 '쫄지말고 투자하라(쫄투)'에 출연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더벤처스와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원앤파트너스 등에서 약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지홍 이웃벤처 대표가 "집을 호텔처럼 관리해주는 주택이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장기비전인 '호텔 엣 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동일 기자
김지홍 이웃벤처 대표가 "집을 호텔처럼 관리해주는 주택이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장기비전인 '호텔 엣 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동일 기자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SK그룹 등을 다니며 전력사업 기획의 그루를 꿈꾸던 30대 후반의 엘리트 직장인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고 있던 안양의 아파트단지가 대상이었다.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이웃들에게 서비스를 설명했고 청소도 직접 했다. 2년이 지나 그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 70여 단지에 욕실청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드라마 같은 이 이야기는 이웃벤처 김지홍(사진) 대표의 스토리다.

지난 22일 만난 김 대표는 "큰 기업에서 멋진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 기업에서 나오면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겠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매일 쓰고 생활하고 트렌드를 타지 않는 아이템이 거창한 비즈니스 보다 끌렸다"며 "생활에 혁신을 가미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웃벤처의 청소 서비스 호호(HOHO)는 규격화 돼 있는 '단지' 단위로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청소하기가 까다롭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욕실'에 집중했고, 일회적인 청소가 아니라 한 달 단위로 서비스를 정기화했다. 여기에 한 단지를 1~2명의 홈프로(서비스 제공자)가 전담하면서 고객과의 거리감도 좁혔다.

김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가사도우미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복불복"이라며 "도우미 입장에서도 매번 다른 집에서 다른 요구사항에 응대하려면 스트레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텔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은 비슷한 형태의 객실을 매뉴얼화된 방법과 제품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라며 "한 아파트 단지의 욕실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여서 50분 안에 두 개 욕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계약을 한 달 단위로 하면서 고객들도 '관리'의 차별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바로 나타났다. 안양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65개 단지까지 늘었고 4월 초까지 수도권 100개 단지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텐션율(서비스 재계약율)도 63% 수준, '호호' 서비스를 시작한 10가구 중 6가구 이상이 다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입주민·지역민 카페 등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파급효과가 좋다"며 "규격화 돼 있는 서비스를 월 단위로 제공하다보니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도 오히려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500개 단지 3500가구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거래액을 17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1000단지로 확장해 거래액 90억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이웃벤처의 중장기비전으로 '호텔 엣 홈(Hotel at Home)'을 들었다.
소비자에게 호텔 수준의 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호호 서비스는 '호텔 엣 홈'의 약자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 소유 아파트지만, 입주민이 관리비를 내면 세탁과 청소 등을 호텔처럼 관리해주는 것이 주택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욕실 뿐 아니라 집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호텔 컨시어지 수준으로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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