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美 장단기 금리 역전 걱정은 기우… 침체 오더라도 1년 걸려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5 17:55

수정 2019.03.25 17:55

미국·유럽·중국 중앙은행 통화·재정 부양기조 전환
증시 단기 악재 그칠 전망
美 장단기 금리 역전 걱정은 기우… 침체 오더라도 1년 걸려

美 장단기 금리 역전 걱정은 기우… 침체 오더라도 1년 걸려

미국 국채 장·단기금리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명 'R(recession·침체)의 공포'로, 이로 인해 주요국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불안감은 가질 필요 없다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7.8bp(1bp=0.01%) 하락한 2.459%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42%까지 떨어지면서 3개월물 수익률보다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은 불확실성을 반영해 금리가 더 높은데 10년물 국채 금리가 3개월물 보다 더 낮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3개월·10년물 국채금리가 역전된 이후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경기 둔화가 나타났다"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결국 경기에 무리가 됐거나 중립금리 이상의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금리가 자연스럽게 경기 둔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까지 약 1년 소요"

증권가에서는 당장은 침체로 인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일정 시차를 두고 미국 경기 침체 및 주식시장 급락을 초래했다는 상관관계적인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침체 선행지표인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고 해서 실제 경기침체가 빠른 시일내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1970년대 후반 이후 3개월·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시점이 5차례 발생했는데 역전 이후 경기침체까지 소요일수는 평균 343일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어 "무역협상 추가 모멘텀 부재, 4월 12일 브렉시트 수정안 합의여부, 선진국 경기 모멘텀 둔화에 이어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는 추가 악재가 돌출됨에 따라 위험 회피구간으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월말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둔화한다면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추가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 경기 침체 및 주식시장 고점 도달까지는 약 12개월 이상의 시차가 걸렸다는 점,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대대적인 부양기조로 전환한 점을 고려시 주요국 경기의 추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침체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추세로 연결 여부는 확인해야"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차 역전 이후 금융시장이 1년은 잘 버텼다는 사실"이라며 "확인할 점은 이번 역전이 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내부적 잡음(뮬러특검 보고서), 외부적 잡음(미중 무역협상)만 소거할 수 있다면 괜찮아질 문제라 본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 매입에 나섰었고 앞으로 나설 계획이라는 점, 과거와 달리 은행 방화벽이 튼실해 금융권 수익 악화가 실물 경기 악화로 연결되지 않으리라는 점, 또 채무한도 이슈에 따른 재무부 단기채 발행 증가 등에 따른 수급이 영향을 줬다는 점 등을 꼽았다.

SK증권도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전체 총수요의 둔화와 향후의 경기 침체를 의미하지만 주식시장은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이 배경에는 금리는 경제의 총 수요를, 주가는 상장된 기업들의 이익을 반영한다는 점에 있다"며 "주당순이익(EPS)은 상장된(우량한 것으로 검증된) 기업들의 이익이기 때문에 전체 경제의 총수요가 둔화되더라도 EPS 성장을 바탕으로 한 증시 랠리는 지속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