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물량 공세에 밀린 태양광…웅진에너지 결국 상폐 위기

뉴스1

입력 2019.03.29 17:05

수정 2019.03.29 17:05

웅진에너지 태양광 에너저 소재 생산설비© News1
웅진에너지 태양광 에너저 소재 생산설비© News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중국發 '치킨 게임'에 원가경쟁력 '뚝'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웅진그룹 계열 태양광 에너지 소재 제조업체인 웅진에너지가 중국발(發) '치킨게임'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29일 웅진그룹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7일 웅진에너지 감사보고서 거절의견을 제출했다.

업황불황으로 인해 웅진에너지의 자산을 상각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자산상각에 따른 자본잠식에 따라 웅진에너지가 발행한 1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거절의견은 상장폐지 충분사유로 이날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웅진에너지는 국내 유일의 태양전지 원재료인 잉곳-웨이퍼 생산기업으로 남아 있었지만 결국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무너진 셈이다.

2012년부터 중국은 태양광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면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발전보조금 지급을 통해 태양광 시장을 성장시켜 왔다.


특히, 웅진에너지의 주요 경쟁사인 롱지(Longi), 중한(Zhonghuan) 등은 지난해 말 생산 설비를 5GW수준에서 28GW으로(롱지) 약 5배 이상 증설했다. 중국의 대규모 물량 공세와 가격인하정책으로 인하여 웨이퍼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2013년 1장당 1.22달러 수준의 웨이퍼 가격은 2017년 77센트까지 하락했고, 2019년 현재는 40센트 수준으로 2017년의 절반 수준을 보인다.

한 때 LG, 현대중공업, 한화, OCI 등 많은 대기업이 태양광사업을 벌였지만, 이 같은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부분의 기업이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도산했다.

사업을 철수한 잉곳-웨이퍼 기업으로는 LG실트론(현 SK실트론, 2013년 철수), SKC솔믹스(2016년 철수), 한화큐셀(2018년 철수), 한솔테크닉스(2016년 철수), OCI 계열사인 넥솔론(14년 법정관리), STX솔라(2013년 GS그룹에 매각), 이앤알솔라(GS그룹 STX솔라 인수 후 2016년 철수) 등이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료와 인건비를 통해 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대규모 시설확충을 통한 물량공세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웅진그룹도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잉곳-웨이퍼 생산 기업인 웅진에너지를 지키기 위해 2014년부터 약 1000억규모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더 이상은 중국기업과 경쟁하여 가격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기한이익상실에 맞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해결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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