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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美 리프트·우버 속속 상장… 한국은 뒷걸음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1 16:56

수정 2019.04.01 16:56

시총 30조, 현대차 추월
공유경제 낙오하면 안돼
미국 2위 승차공유 서비스업체 리프트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리프트는 기업공개(IPO) 첫날인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모가보다 무려 8.7% 오른 78.29달러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264억달러(약 30조16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렌터카 업체인 허츠보다 23배 큰 규모로, 세계 5위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약 25조500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자동차 제조기술도 없고, 자동차를 팔아본 적도 없는 이 기업에 이렇게 큰돈이 몰린 이유는 승차공유 서비스가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미래형 플랫폼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이달 중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미국 승차공유 1위 업체 우버다. 올해로 사업 10년째인 우버가 IPO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이 무려 1200억달러(약 13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미국 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국 자동차 대표 브랜드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3사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액수다. 이러다보니 미국 5대 대형 기술주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에 이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디디추싱(중국), 그랩(동남아) 같은 승차공유 기업들도 이른바 '글로벌 모빌리티 세계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 몸집을 키우고 있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한숨만 나온다. 한국만 갈라파고스섬에 갇힌 상황이 계속되면서 한 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퇴근 시간에 카풀서비스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이마저도 휴지조각이 됐다. 사회적 대타협기구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국회도 택시회사와 노조, 카풀업체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계속 공회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와 자동차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을 가장 큰 고객사로 고려해야 하는 현대자동차는 최근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올라와 동남아 그랩에 총 6000억원을 투자했다.

카풀 등 승차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현재의 갈등 상황은 미래 성장동력을 해외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는 단순히 모바일 앱으로 운전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연관된 차세대 혁신성장의 축이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정책 담당자와 이해 당사자들은 이런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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