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울산 관광정책 키워드는 ‘현지인’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1 17:46

수정 2019.04.01 17:46

[기자수첩] 울산 관광정책 키워드는 ‘현지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여행을 소재로 한 인기 TV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울산의 대표 명소인 '간월재'를 소개해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르게 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여행의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면서 관광을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삼은 울산시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겼다.

울산편은 폴란드 청년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가 한국으로 여행 온 고향 친구들에게 자신이 울산에 살면서 평소 찾고 즐기던 곳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키워드는 '현지인'이었다. 요즘 여행관련 검색 1위는 바로 '현지인이 즐기는 맛집' '현지인이 즐기는 장소'다.
최근에는 한 달이든 1년이든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도 생겨났다. 쉽게 말해 그 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고, 먹는 것이 인기 있는 여행상품이 된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관광업체들이 주도하는 관광상품은 철저하게 외지인의 시각에 의존해 교통편, 단체식사가 편리한 곳만 선택된다. '현지인'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 현지인은 찾지 않고 대형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만 바글바글한 이른바 '망하는 관광지'의 공통된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울산시가 그동안 이어온 관광정책 또한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이 키워드였다. 관광정책의 출발점은 '외지인이 어떻게 보고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렇다보니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생각들이 튀어나온다. 울산은 우리나라 거대 관광지인 경주와 부산 사이에 있다. 예로부터 이들 도시와 비교해 관광·여행 인프라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울산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엇인가 새로 만들어가는 데 주안점을 둔다.

지금은 중단된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사업, 강동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신불산 자락에 수백억원을 들여 '호랑이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울산시가 여행사에 많은 돈을 주어가며 관광객을 모셔오라고 하는 부탁하는 것은 오히려 애교에 가까울 정도다.

이제라도 울산의 관광정책은 현지인, 즉, 울산 시민에 중점을 둬야 한다. 접근방식은 '복지'다. 울산시가 시민의 여가와 휴식을 위해 꾸민 대왕암공원과 태화강 십리대숲이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 사람이 가장 많이 즐기는 곳이면서도 외지인 또한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됐다. 이곳을 빼면 울산 시민이 즐길 만한 곳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 시민이 울산을 여행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ulsan@fnnews.com 최수상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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