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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5G 세계 최초'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4 17:39

수정 2019.04.04 17:39

킬러 콘텐츠가 승부처
규제 장벽부터 치워야
5G, 즉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가 3일 밤 11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5일 0시를 기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5G 전용 단말기와 요금제 등 제반 여건이 모두 갖춰지면서 시기를 앞당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서비스 개시 시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은 이보다 2시간 늦은 4일 새벽 1시(한국시간) 5G 상용화에 돌입했다.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5G였다. 초고속·초대용량·초저지연·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는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할 혁신적 서비스로 주목을 받아왔다.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속도다. 5G는 4G 대비 최대 20배 이상 빠른 초고속을 자랑한다. 1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초에 불과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5G는 4G로는 어려웠던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핵심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시티, 원격수술,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스트리밍 등은 모두 5G를 기반으로 한다. 5G가 미래 인류의 삶과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성장동력이라는 평가는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 보니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가 5G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5G가 만들어낼 시장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5G가 오는 2035년까지 만들어낼 경제적 가치는 무려 12조3000억달러에 달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5G 상용화가 오는 2030년까지 우리에게 제공할 사회경제적 가치가 최소 4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일자리도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사실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다. 5G의 진정한 가치를 하루라도 빨리 꽃피우기 위해선 정부는 물론 모든 경제 주체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5G 서비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5G가 자율주행, IoT, AI,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더 빠르고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통신업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산업 생태계 구축은 물론, 과감한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절실하다.
그래야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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